몇 년 전인가 한국 모 TV 홈쇼핑의 '캐나다 이민상품'이 대박났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요즘에도 한국을 떠나 아예 다른
나라에 가서 살고 싶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그들로 하여금 한국을 떠나고 싶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을 떠나 이민을 꿈꾸는, 혹은 몇 년간만이라도 가족들과 미국 (혹은 캐나다, 호주 등의 영어권 국가)에서 살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은 '자녀교육'때문이라고들 한다. 흔히들 ‘미국(혹은 캐나다, 호주)은 사교육비도 별로 들지 않고 입시 지옥도 없고,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완벽한 영어 구사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의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
정말 미국에는 사교육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고 미국에도 사교육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고 그 규모도 상당하다. 그러나 한국과 다른 것은 '사교육의 내용'이다.
이 곳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초중등학교 아이들이 (학교 수업외에) 많은 과외활동을 한다. 다만 한국처럼 학원에서 학교수업진도를 앞서가는 식의 '선행학습' 학원 중심의 과외활동이 아니라 예체능 중심의 과외활동이다. 미술, 음악, 체육활동 등은 아무래도 학교의 정규수업만으로는 깊이있게 하기 힘드니까 그런 것 같다. 물론, 대학 들어갈 때 학교성적, SAT 성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살펴보니까 대학입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종 현이가 초등학교 1학년생인 관계로 중학교, 고등학교 이상에서 이루어지는 사교육은 경험이라기보다는 그냥 주워들은 정보다.) 아무튼, 자녀가 좋아하고 재능있는 예체능 특기 중의 하나를 잘 개발하도록 도와주는 과외활동은 아이들이 커서도 정서적으로나 여러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한국에서는 교육방송(EBS)까지 학교수업을 보충하거나 수능을 준비하는 방송으로 활용하는데, 여기서는 한국의 교육방송이라 할 수 있는 PBS뿐 아니라 어느 채널에서도 교재를 정해놓고 교재의 진도를 나가거나 문제풀이를 하는 방송을 본 적이 없다. 예를 들면, 종현이가 좋아하는 PBS의 'Curious George'라는 만화 프로그램도 방송 후 방송내용을 토대로 아이들도 '호기심 많은 원숭이'처럼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직접 실험 등을 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만큼 정해진 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답을 (간접) 체험을 통해 찾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교재방송'이 불가능한 이유가 이미 대부분의 학교마다 같은 학교 내에서도 학생들 수준별로 수업을 진행하고, 학교별, 교사별로 수업 내용이나 교과서가 달라 방송대상이 불분명한 대상을 두고 획일화한 방송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한국식 학원 스타일 과외 교습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그러한 현상을 주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또 한국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민이 아니라 기업의 주재원, 방문교수 등의 신분으로 자녀들과 함께 온 경우 짧게는 1년, 길어야 3-4년 이면 귀국해야 하는데 귀국 후 아이가 쉽게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하면서 한국의 교과과정을 개인교습 받거나 또 일부 학원에서는 선행식 학습에 익숙한 그들에게 미국교과 내용도 선행식으로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부모들도 '안 하면 어떻게 되는 거 아닐까?'하는 한국에서 가졌던 그 막연한 불안감에 한국에서 했던 선행식 학습을 쫓아다니기도 하는 것 같다. (한국의 교육이 문제라며 와서는 한국의 교육문제를 그대로 퍼뜨리고 있다고나 할까...)
물론 미국 사람들도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일수록 학교차원에서 혹은 주변에서 과외를 시키라고 한다고 들었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만 되도 학교에서는 따로 그 아이들을 모아 진도를 앞서나가고 중학교 과정을 가르치기도 한다.) 또 고등학생이 되면 SAT 학원이나 개인교습을 통해 대입준비를 하지만 모두가 획일적인 방식으로 접근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대학입시에서 워낙 다양한 조건을 살펴보고 합격여부를 따지니까 고등학교 수석졸업에 SAT 만점인데도 명문 대학 입시에서 불합격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관련기사: 한인학생 명문대 갈수록 '좁은 문' 고교 수석·SAT 만점도 줄줄이 고배) 그래서 여로모로 대학에서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하고 보다 깊이 있는 과외활동을 하는 것 같다.
즉, 학교수업외의 학습 내용을 사교육이라고 보았을 때 학교수업을 앞서가는 데만 초점을 맞춘, 그것도 영어에 너무 치중되어 있는 한국식 사교육과 달리 미국에서는 정말 다양한 과외활동을 요구하고 이에 맞춰 사교육시장이 발달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한국의 사교육의 문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사교육 문제만 탓할 것이 아니라 대학 입시제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재능의 학생들을 선별해 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야 공교육을 죽이는 획일화된 사교육이 아니라 공교육을 보충할 수 있는 다양한 사교육이 발달할 것이다.
아무튼, 미국에 사교육 부담은 없을 것이라는 환상은 깨자. (아무리 그래도 미국에 있으면 영어 하나는 해결되지 않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글쎄....' 라고 답변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을 떠나 이민을 꿈꾸는, 혹은 몇 년간만이라도 가족들과 미국 (혹은 캐나다, 호주 등의 영어권 국가)에서 살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은 '자녀교육'때문이라고들 한다. 흔히들 ‘미국(혹은 캐나다, 호주)은 사교육비도 별로 들지 않고 입시 지옥도 없고,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완벽한 영어 구사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의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
정말 미국에는 사교육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고 미국에도 사교육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고 그 규모도 상당하다. 그러나 한국과 다른 것은 '사교육의 내용'이다.
이 곳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초중등학교 아이들이 (학교 수업외에) 많은 과외활동을 한다. 다만 한국처럼 학원에서 학교수업진도를 앞서가는 식의 '선행학습' 학원 중심의 과외활동이 아니라 예체능 중심의 과외활동이다. 미술, 음악, 체육활동 등은 아무래도 학교의 정규수업만으로는 깊이있게 하기 힘드니까 그런 것 같다. 물론, 대학 들어갈 때 학교성적, SAT 성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살펴보니까 대학입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종 현이가 초등학교 1학년생인 관계로 중학교, 고등학교 이상에서 이루어지는 사교육은 경험이라기보다는 그냥 주워들은 정보다.) 아무튼, 자녀가 좋아하고 재능있는 예체능 특기 중의 하나를 잘 개발하도록 도와주는 과외활동은 아이들이 커서도 정서적으로나 여러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한국에서는 교육방송(EBS)까지 학교수업을 보충하거나 수능을 준비하는 방송으로 활용하는데, 여기서는 한국의 교육방송이라 할 수 있는 PBS뿐 아니라 어느 채널에서도 교재를 정해놓고 교재의 진도를 나가거나 문제풀이를 하는 방송을 본 적이 없다. 예를 들면, 종현이가 좋아하는 PBS의 'Curious George'라는 만화 프로그램도 방송 후 방송내용을 토대로 아이들도 '호기심 많은 원숭이'처럼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직접 실험 등을 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만큼 정해진 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답을 (간접) 체험을 통해 찾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교재방송'이 불가능한 이유가 이미 대부분의 학교마다 같은 학교 내에서도 학생들 수준별로 수업을 진행하고, 학교별, 교사별로 수업 내용이나 교과서가 달라 방송대상이 불분명한 대상을 두고 획일화한 방송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한국식 학원 스타일 과외 교습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그러한 현상을 주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또 한국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민이 아니라 기업의 주재원, 방문교수 등의 신분으로 자녀들과 함께 온 경우 짧게는 1년, 길어야 3-4년 이면 귀국해야 하는데 귀국 후 아이가 쉽게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하면서 한국의 교과과정을 개인교습 받거나 또 일부 학원에서는 선행식 학습에 익숙한 그들에게 미국교과 내용도 선행식으로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부모들도 '안 하면 어떻게 되는 거 아닐까?'하는 한국에서 가졌던 그 막연한 불안감에 한국에서 했던 선행식 학습을 쫓아다니기도 하는 것 같다. (한국의 교육이 문제라며 와서는 한국의 교육문제를 그대로 퍼뜨리고 있다고나 할까...)
물론 미국 사람들도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일수록 학교차원에서 혹은 주변에서 과외를 시키라고 한다고 들었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만 되도 학교에서는 따로 그 아이들을 모아 진도를 앞서나가고 중학교 과정을 가르치기도 한다.) 또 고등학생이 되면 SAT 학원이나 개인교습을 통해 대입준비를 하지만 모두가 획일적인 방식으로 접근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대학입시에서 워낙 다양한 조건을 살펴보고 합격여부를 따지니까 고등학교 수석졸업에 SAT 만점인데도 명문 대학 입시에서 불합격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관련기사: 한인학생 명문대 갈수록 '좁은 문' 고교 수석·SAT 만점도 줄줄이 고배) 그래서 여로모로 대학에서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하고 보다 깊이 있는 과외활동을 하는 것 같다.
즉, 학교수업외의 학습 내용을 사교육이라고 보았을 때 학교수업을 앞서가는 데만 초점을 맞춘, 그것도 영어에 너무 치중되어 있는 한국식 사교육과 달리 미국에서는 정말 다양한 과외활동을 요구하고 이에 맞춰 사교육시장이 발달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한국의 사교육의 문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사교육 문제만 탓할 것이 아니라 대학 입시제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재능의 학생들을 선별해 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야 공교육을 죽이는 획일화된 사교육이 아니라 공교육을 보충할 수 있는 다양한 사교육이 발달할 것이다.
아무튼, 미국에 사교육 부담은 없을 것이라는 환상은 깨자. (아무리 그래도 미국에 있으면 영어 하나는 해결되지 않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글쎄....' 라고 답변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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