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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John's Story

종현이 생일, 그리고 아빠의 생일

7년 전 오늘(당시는 토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침 일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종현. 식구들은 물론 교회 사람들, 그리고 길거리에서 그냥 지나치며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눈이 크고 동그랗고 이쁜' 아기로 기억되던 종현이가 (만) 7살이 되었다. 첫 돌 지나고 겨우 걷기 시작할 무렵 아빠따라 미국이란 낯선 곳에 와서 엄마, 아빠도 잘 못하는 영어만 들으며 어린이 집에서 각 국의 또래 아이들과 지내다가 이제는 벌써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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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없는 Pizza Hut에서 생일케잌을 먹다)

아이들 생일이 되면 어떤 부모나 마찬가지겠지만 생일파티를 어떻게 해줘야 하나 고민이 된다. 아기 때야 뭘 모르니까 그냥 케익하나만 있으면 되지만 좀 크면서 친구들 생일파티도 좀 다니고 하다보면 자기도 그런 생일파티를 요구하게 된다. 종현이도 다섯살까지는 그냥 조용히(?) 넘어 갔는데 6살이 된 작년에 처음으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Chuck E. Cheese라는 곳에서 생일파티를 해 줬다. 문제는 아이들 생일파티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 여기저기 아이들 놀만한 곳에서는 생일파티 팩키지를 만들어 유혹하는데 좀 괜찮다 싶을수록 그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올해는 애초에 종현이와 타협 보기를 교회 셀모임가족들의 친구들(종현이 또래 6명)만 부르고, 그냥 집에서 놀다 가는 것으로 하였다. 엄마, 아빠 계산으로는 생일파티 할 비용을 아끼고 좀 더 보태서 닌텐도 Wii를 사 주고 놀게 하면 되겠다 싶었고, 어렵게 어렵게 Wii를 구입했다. 그런데, 막상 생일날이 되니 엄마가 집안 정리하고, 집에서 아이들 뒤치닥거리 하려니 몸도 피곤하고 해서 부담이 되었나 보다. 그래서 결국에는 케익도 자르고 점심도 먹을겸 핏자집에서 모여 식사를 하고, "Jump 'n Jammin"이란 곳에 가서 아이들을 놀렸다. (아이들 놀이터인데 1인당 얼마씩의 입장료를 내는 '돈 내고 노는' 실내 놀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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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Viejo의 Jump 'n Jammin에서: 더 많은 사진 보기)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서도 아이들이 헤어지질 않고 다시 집에서 2차(?)를 하며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돌아갔다. (나는 결혼식이 있어서 아이들과 계속 놀아주지 못했다.) 결국 돈도 돈대로 쓰고 (Wii도 사고, 놀이터에서도 돈 쓰고...) 집은 집대로 어질러져 버렸다. 결혼식에 다녀오고 나니(식사가 늦어져서 밤 10시쯤 귀가) 내가 없는 사이 아내는 아이들에게 두 손 들고 지쳐서 쓰러져 있었다. ^.^;;

그래도 지난 7년 동안 (특히, 미국에서의 6년동안) 크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학교생활도 잘 적응하고 있는 종현이를 보니 감사하다.

종현아, 생일 축하한다!

*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내일은 아빠 생일(내 생일)이다.^^
(나는 음력으로 생일을 하기 때문에 매년 바뀐다. 언젠가는 종현이와 딱 겹치는 날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좀 계산해보면 (겹치는지 안 겹치는지) 금방 알 수 있겠지만 그냥 그런 기대감으로 매년 생일을 맞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