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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머지 않아 한국에서도 이런 장면을 보게될까?

요즘 어린 초등학생들 납치 및 성추행 관련 소식이 큰 뉴스가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다음과 같이 끝이 씁쓸한 상황도 이해가 간다.
미국이라고 해서 어린이 유괴나 성추행 사건이 없을까마는 제도적으로 어린 아이들이 혼자 집에 남아 있거나 방과후 귀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것 같아 상대적으로 사고가 적은 것 같다. (정확한 통계는 안 찾아봤다.)

우선 아이들 학교나 방과후 프로그램에 다닐 때 아이를 데려갈 수 있는 것은 보통 부모나 합법적인 보호자(guardian)들로 제한되어 있다. 학교나 어린이 집에 처음에 제출하는 서류에 부모가 아이들을 픽업(pick-up)할 수 없는 긴급 상황인 경우에 아이들을 픽업할 수 있는 사람들 이름을 쓰는데 이런 경우 이들이 신분증을 가지고 본인 확인과 아이의 확인 후에 픽업이 가능하다. 그런데 가끔 이런 미국의 시스템은 지나치게 융통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장면 1.
엊그제 종현이 학교에서 수업 후에 컨퍼런스(conference)가 있었는데 종현이가 학교에 남아 있을 줄 알고 그냥 학교로 갔더니 종현이는 이미 스쿨버스를 타고 데이케어센터(day care center)로 가 버렸다. (수업이 끝난 후 컨퍼런스 시간까지 30분의 여유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부모없이는 학교 운동장에서 놀수 없게 되어 있다.) 그래서 데이케어에 가서 종현이를 데려 오려고 했는데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고 마침 아는 아빠가 자기 아이를 센터에 들여 보내고 있는터라 '종현이 좀 불러서 나오라고 해라'했다. 그랬더니 데이케어센터의 선생님이 창문을 통해 차 안에 있는 나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아빠가 직접 와서 데려가야 한다고 했단다. 그래서 주차도 못한 차 좀 봐 달라고 하고 종현이를 데리고 나왔다.


장면 2.
종현이가 스쿨버스를 타는 시각은 아침 7시 30분으로 아침마다 허둥지둥 바쁘다. 하루는 종현이가 먼저 준비를 하고 나간 상태에서 뒤쫓아 간다고 잠옷을 갈아입고 나갔는데 종현이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봤더니 곧 경찰차도 뒤쫓아 왔다. 동네를 순찰하다 아이 혼자 버스 정류장에 가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발견한 경찰차가 아이를 천천히 뒤에서 따라왔는데 종현이는 무서웠는지 돌아온 것이다. 경찰이 아이 혼자 길에 다녀 위험해서 뒤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고 하면서 돌아갔다.


장면 3.
예전에 포스팅했었는데 종현이 친구 엄마가 둘째를 출산하러 병원에 간 관계로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픽업할 사람이 없어서 우리한테 부탁했다. 그래서 흔쾌히 아이를 픽업해서 집에서 종현이와 데리고 있겠다고 했는데 운전기사가 내 이름이 비상시 픽업 명단에 없다며 아이를 다시 학교로 데리고 갔고, 결국 아이 아빠(장면 1에서 내가 종현이 좀 불러달라고 부탁했던 아빠)가 가서 데려왔다.

그런데 요즘 한국의 뉴스를 보고 있으니 이러한 장면을 자주 보더라도 아이들 안전을 제도적으로 최우선시 하는 사회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한 말이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 지도 모를 사고는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중에서 최선의 방법은 어린 아이만 혼자 다니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부모들의 픽업인생이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예를들면, 학교후 학원으로 가는 것이 일반화 된 우리나라에서는 학교선생님과 학원측이 혹은 학원과 학원 간에 아이들을 확인후 인수인계할 수도 있고, 맞벌이 가정을 위해 학교측에서 (혹은 지역차원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안전제일'이 공사현장이나 공장에서만 적용되는 구호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