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나라' 미국에서 다른 교통수단으로 여행하는 것은 참 드문 경험일 것이다. (물론 장거리의 경우 비행기가 대세겠지만...) 고속도로(Freeway; 프리웨이)의 자동차 구성만 보아도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고속버스나 관광버스는 참 보기 드물다. 오히려 트레일러(여기서는 16-wheeler라고 알려졌다)라고 불리는 대형 화물트럭은정말 자주 눈에 띈다. 기차도 대도시권(metropolitan area)의 통근열차를 제외하고는 기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러니 우리나라에도 도입된 고속열차가 미국에는 아직도 얘기만 있을 뿐 운행중인 곳이 없다.
그래도 미국 아이들은 기차를 참 종아한다. 기차를 소재로 한 '토마스와 친구들 (Thomas & Friends)'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예전부터 한 번 타자고 하면서도 못 타봤던 샌디에고행 기차를 종현이의 봄방학 이벤트(?)로 타게 됐다. 미국의 철도는 우리나라의 철도공사의 역할을 하는 'Amtrak'에서 운행하며 노선 이름은 'Pacifc Surfliner' 이다.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 위에서부터 LA를 지나 샌디에고(San Diego)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 연결된 아름다운 기차길이다. 얼바인에서 San Diego까지는 약 1시간 반이 걸린다. 시간으로 따지면 경춘선 정도의 거리라고 볼 수 있겠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기차역에는 가족단위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도착예정인
열차가 30분이나 연착을 했다. 역에서도 왜 연착되는지에 대해 별다른 방송을 안 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사람들이 그냥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철길이 복선이 아닌 단선이라 상하행선 열차가 교차될때마다 하나가 양보해야 하니 늦어졌는가 보다.
또 토요일이라 사람이 많이 타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얼바인 역 대합실) |
(플랫폼에서) |
아무튼 기차를 탔다. 기차는 2층으로 되어있다. 또 좌석은 우리나라의 새마을호만큼 널찍널찍했다. (새마을호를 10년도 훨씬 넘은 과거에 타 봐서 지금의 새마을호가 어떤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사람이 많아서 1, 2층 모두 자리가 없었다. 그냥 서서 주은이를 안고 가며 해변에서 노는 사람들과 태평양 바다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중간에 Oceanside라는 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려서 자리에 앉을 수가 있었다. 자리에 앉아서 집에서 가져온 기차여행의 필수(?) '삶은 달걀'을 까 먹으며 샌디에고에 도착했다. (미국 기차는 우리나라처럼 스낵카트가 돌아다니지는 않고 중간객차에 매점(cafe)이 있어서 거기서 음식을 사 먹거나 사가지고 와서 먹는다.)
(해변가를 달리는 기차)
샌디에고에 도착해서는 점심먹겠다고 맥도날드 찾아 걸어 다니다보니 다운타운에 있는 어느 쇼핑몰에 도착했고 거기서 점심을 먹고 아이들 엄마가 사고싶어했던 주은이 신발을 사고(관련글)하다 보니 시간이 어정쩡해서 Seaport Village만 다녀가기로 했다. 이미 예전에도 가 본 곳인데 아이들이 걸어가는 도중에 잠들어 버려(종현이는 유모차에서, 주은이는 아빠 어깨에서) 그냥 거기서 쉬다가 역으로 돌아와서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그래도 돌아오는 시간은 해지는 시간하고 겹쳐서 기차 속에서 저 멀리 보이는 일몰을 볼 수 있었다는 것뿐 특별한 것 없었던 기차여행이었다.
(좌석사이의 공간에서) |
(돌아오는 기차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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