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첫 일요일.
지난 해(2003년)의 샌디에고 마라톤기록이 4시간 5분이었던 것이 못내 아쉬워 3시간대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LA마라톤에 참가하였다.
샌디에고 대회때는 같이 훈련하는 선배가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되었는데, LA때는 같이 뛰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훈련을 해야 했던 것이 힘들었지만 혼자서라도 참가하여야겠다는 생각에 참가했다.
그 날이 3월이었는데도 날이 너무 더웠다 (샌디에고는 아침 6시출발인데, LA는 8시 출발). 또 혼자 뛰다보니페이스조절을 잘못해서인지 20마일(32km)조금 지나면서 너무 힘들어 조금만 걷고 다시 시작해야지 하면서 쉬기 시작한 게 고통의시작일줄이야..
뛰다보면 알겠지만 일단 걷기시작하면 더 쉬고싶고 다시 스피드를 내서 뛴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영화 "말아톤"에서주인공이 주저앉아 쉬다가 다시 시작했는데 기록이 3시간 정도였던 것 같은데 영화보면서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좀 쉬었다 싶어서 다시 뛰기 시작했는데 얼마 못 가 다시 걷게되고 또 그 간격이 계속 짧아지고..나머지2-3마일(3-5km)은 그냥 걸어서 완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1마일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그냥 포기하고 싶었지만 기어서라도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속에서도 한걸음 한걸음 내디뎠다.
마침내 결승라인을 통과..샌디에고 기록보다 1시간이나 넘긴 5시간대의 기록..그래도 메달하나 받고 폼잡는 모습이라니..ㅎㅎ
아내한테는 4시간내로 들어올테니 아이데리고 잘 기다리라고 했는데 전화도 안되는 1시간을 어린 종현이 데리고 어떻게 기다리고 있을까 걱정도 되고..
어쨌든 "오버하지말자"는 교훈을 배웠던 LA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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