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1일.
생애 처음 마라톤을 완주하였다. (샌디에고 Rock 'n' Roll Marathon)
다음은 마라톤 완주한 그날 그 감동(!)을 잊지 않기 위해 그날 밤에 적어두었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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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1월부터 연습을 꾸준히 해오긴 했지만 아무래도 실전이라는 생각을 하니 좀 긴장이 되었습니다. 또 마라톤 26마일은 전반부20마일(약 32km)과 후반부 6마일(약 10km)로 나뉜다는데 연습때 20마일까지만 연습했고 그 이후가 더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터라 연습도중 무릎이 심하지는 않지만 왠지 모르게 약간 느낌이 안 좋았었기에 더 긴장이 되더군요.
San Diego에 도착해서 Registration을 하면서 번호표를 받고 '이제 뛰는구나' 생각되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출발지점으로 가는 셔틀버스 안에서 보니 외국사람들도 긴장하긴 마찬가지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출발지점에 도착해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긴장은 되겠지만 그많은 사람들이(공식 등록자: 21,420, 대회완주자: 16,978(남: 7,779 여: 9,199)) 함께 뛴다는 생각을 하니 여유가 생겼나 봅니다.
우리도 잘해보자고 서로 격려하고 Start Line으로 서서히 이동하였습니다. (워낙 참가인원이 많다보니출발선까지 이동하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리더군요) 다들 즐겁고 기쁜마음으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날씨도 구름이 많이 낀 탓에 그리 덥지는 않았습니다.
"Wonderful Weather"
길가에서 환호하고 격려해주는 시민들, "Looking Good"을 외칩니다.
"Feeling Good"
Rock'n'Roll Marathon답게 다양한 Band가 신나게 음악을 연주하며 달리는 사람들을 격려해 줍니다.
"Let's Rock it!"
매 마일 Water Station에서 물을 공급해주며 격려해주는 고마운 손길들..
"Thank You!"
한 다리는 의족을 한 채 열심히 달리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You are awesome!'
6월이라는 이유로 작년의 '대~한민국!' 함성이 그리워 KOREA라고 씌여진 붉은악마 티를 입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응원하는 몇몇 사람들 "GO! KOREA!"를 외칩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답례합니다.
'I Will!'
커다란 미국 성조기를 들고 뛰는 미국사람들을 제칩니다. 기분 '상쾌'합니다.
'GO! KOREA!'
아무리 신나고 기분좋은 마라톤이라도 23마일 넘어가자 체력의 한계가 옵니다. 다리가 너무 무겁습니다. 무릎도 더 아파오는 것같습니다. 걷고 싶습니다. 저도 모르게 입에선 '헉~!'하는 신음소리가 나오고 멈추고 싶습니다.계속 함께 뛰고계신 이재영선배님과시민들이 격려해줍니다.
"Almost there"
"Yes, Almost there!"
Finish 지점이 보입니다. 마지막입니다. 전력을 다해 뜁니다.이재영 선배와 손을 잡고 두 손을 치켜 올리고 우승자처럼 환호하며 Finish Line을 통과합니다.
'마침내 해냈습니다.'
마라톤은 외로운 자기자신과의 싸움입니다.누구도 대신 뛰어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함께' 뛰는 진정한 스포츠인 것 같습니다.
비록 자기 자신은 달릴 수 없는 몸이라도 달리는 사람들을 휠체어에 의지한 채 격려해주는 사람, 일요일 새벽 단잠을깨면서까지 목이 터져라 응원하며 물컵을 제공해주는 어린 중고생들, 보이지 않고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며 대회의 성공을 이끄는 자원봉사자들..
이들 모두와 함께 뛴 아주 멋지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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