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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주은, 마술사로 데뷔(?)하다: 우리가족 두 번째 찜질방 방문기

요즘처럼 집안에서 따뜻한 물을 쓰기 쉽지 않았던 어린 시절, 그때는 목욕탕 가는 일이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 일년에 두 번 큰 명절이 되면 이른 새벽부터 졸린 눈 부비며 아버지를 따라 목욕탕을 다녀와야 했었다. 잠이 덜 깬 새벽녘의 목욕은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목욕 후의 초코우유를 위해 묵묵히 참아내야 했다.

그런데 집안에서 언제든 따뜻한 물을 쓸 수 있게 된 요즘에도 나에게 목욕탕 가는 일은 여전히 '연례행사'다. 작년 10월에 찜질방이란 곳을 처음 경험했는데 1년이 훨씬 지난 지지난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두번째로 찜질방을 다녀왔다. 그동안 겨울이 되고 쌀쌀해져서 그런지 아이들이 가끔 찜질방 가자고 조르곤 했다. 그래서, 어차피 일년에 한 번 가는 거 이왕 가는 거 좋다고 소문난 곳으로 가보자는 생각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용산에 있는 Dragon(용) Hill(산) Spa가 평이 좋았다. 가격이 다른 찜질방에 비해 좀 비싸긴 했지만 어차피 자주 갈 곳도 아니고 해서 다녀왔다.

시설은 훌륭했다. 벽면 가득 다녀간 연예인 사진들로 가득 찼다. 다만 우리 부부는 둘 다 사우나 들어가서 땀빼고 이러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라 "보기에 좋았더라"는 찜질방 투어가 되어 버렸다. 그러면서도 입장료 외에 돈 더 쓰게 될까봐 아이들에게는 "안 돼! 안 돼!"만 외치고 다니고.....(개그콘서트의 '행복전도사'가 보기에는 "표정이 왜 그러세요?"를 외치고 싶은 쪼끔 불행한 사람일지 모른다.^^)

그래도 그 날은 "마법의 성"이라는 타이틀로 마술사의 마술쇼가 볼거리로 한가지 더 준비되어 있었다. 가까이서 마술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신문지를 분명히 찢었는데 다시 붙어있고, 컵에 있던 물을 신문지에 따랐는데 신문지가 젖지도 않고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물 그리고 곧 나타난 물, 둥둥 떠다니는 탁자 등 눈앞의 광경이 마냥 신기했다.

그러다 우리 가족에게는 커다란 뉴스 거리가 생겼다. 마술사가 무대 위로 올라올 사람을 찾는데 주은이가 갑자기 손을 번쩍 들었다. 무대 위로 올라간 주은이가 엉겹결에 마술사로 데뷔(?)하게 된 것이다. 한 번 보세요.


보시는 김에 사진 몇 장 더 보세요.^^ (더 많은 사진은 http://photo.CYJ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