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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초등)학교 조회때 시상식, 상 받을 사람만 하면 안될까?

지난 5월 1일 종현이네 학교에서 체육대회 겸 어린이날 기념행사가 있었다. 작년 가을운동회때 이미 한 세대 이후의 초등학교 체육대회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는 모습도 있었다. 체육대회가 시작되기 전 전교생이 학년별로, 반별로 아침조회 대형으로 줄맞춰 서는 것(앞으로 나란히!), 식순에 따른 국민의례, 국기에 대한 맹세, 교장선생님 말씀 등이다. 또 이 날은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겸해서 하는터라 교장선생님 말씀 전에 어린이헌장 낭독 및 어린이날 표창장 시상식도 있었다.


(초등학교 조회 시상식의 한 장면)

조회시간 내내 다소 지루한 듯한 표정으로 서있는 아이들(특히, 저학년 아이들)을 보면서, 또 다른 아이가 상 받을때 관심도 없이 그저 형식적으로 박수를 쳐야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체육대회 날인데 그냥 준비운동만 하고 아이들이 체육대회만을 즐기게 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상을 받는 아이를 제외하고 상과는 관련이 없는 전교생을 들러리로 세워놓고 박수치게 하는 시상식은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마도 미국생활의 경험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는 시상식을 방과후에 상을 받는 학생과 부모들만 불러다가 따로 한다고 들었다. 물론 누가 상받는지는 당사자만 알게 된다. (종현이는 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소리...^^;;)  다른 학교를 다니는 자기 친구 자녀들 누구누구가 상을 받았다는 소리에 자기 자녀학교로부터의 연락을 은근히 기대하는 부모들도 있지만('쟤가 받았는데 왜 우리애가 못 받아'식),  "그건 니 생각일뿐"인 경우도 있다.

아무튼, 시상식은 모두가 즐거워하고 기꺼이 축하해 줄 수 있는 파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연예계의 방송, 영화 시상식을 봐도 그렇고, 올림픽이나 세계대회를 제패한 운동선수를 위한 시상식도 그렇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상을 받는 자리라면 기꺼이 함께 하여 즐거움을 나누고 축하를 해주고 싶을 것이고, 그에 따른 시간적, 육체적 불편함도 감수할 것이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조회때의 시상식, 상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이나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개선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