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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살면서 '벽'이 느껴질 때...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에게 마라톤 벽(marathon wall)이라는 용어가 있다. 마라톤 풀코스 42.195km 중 글리코겐 소진으로 인하여 심한 허기가 느껴지고 달리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32∼35Km 지점을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마라톤은 전반 20마일(32km)과 후반 6마일(10km)로 나뉜다고도 한다.

내 경험으로도 마라톤 벽(Marathon wall) 근처 지점에 이르러서는 입에서는 '헉'하는 신음소리가 절로 나오고,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그냥 멈추고 싶고, 주저앉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두번째 마라톤 때는 결국 그 '벽'을 넘지 못하고 걷기 시작해서 아주 힘겹게 완주를 마쳤다.)

세상 살아가는 동안에도 우리 앞에 많은 벽이 우리의 가는 길을 가로막을 수 있다.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남들보다 잘 안 풀리는 것 같고 초라한 성과를 낼 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안 보이는) 벽으로 가로 막혀 있을 때 우리는 벽을 느낀다.

이 경우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것일까? 내가 가는 이 길이 분명함을 확신하고 가고 있지만 내 앞의 벽은 극복하기에는 너무 힘든 한계라며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그냥 "Why me?"를 외치며 세상을 탓하고, 하나님을 탓하여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내면에서 '나는 안 돼'라며 스스로 자책하는 또 하나의 벽을 만들고 그 속에 갇혀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얼마 전 알게 된 카네기 멜론 공대의 Randy Pausch 교수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Pausch 교수는 췌장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결국 작년에 47살의 젊은 나이에 아내와 세 아이를 남겨둔 채 이 세상을 떠났다. 그가 학교에서 마지막 강의(Last Lecture)를 통해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Really Achieving Your Childhood Dreams")를 나누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에 대한 태도를 청중들과 나눴다. 그 중에 그가 한 인상적인 말이 있다.

살아가면서 '벽'이 느껴질 때 다시 한 번 Pausch 교수의 말을 음미해 보자.
The brick walls are there for a reason.
The brick walls are not there to keep us out. The brick walls are there to give us a chance to show how badly we want something. Because the brick walls are there to stop people who don't want it badly enough. They're there to stop the other people.

(벽이 있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벽은 우리를 막기 위해서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벽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그 어떤 것을 원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거기에 있다.
벽은 그것을 원하지만 정말 간절하게 원하지는 않는 사람들을 포기시키기 위해서,
나머지 다른 사람들을 포기시키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것이다.)

* 링크: Randy Pausch 교수의 웹페이지 (마지막 강의 풀타임 동영상 링크 있음)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의 마지막 강의)
* 위 동영상은 10분이지만, 실제 학교에서 했던 '마지막 강의'는 76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