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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교통법규 위반, 때려야 말 잘 듣게 될까?

며칠 전 재미있는 신문기사가 있었다. (전공이 교통쪽이다 보니 나한테만 재미있는 기사일수도...^^;)


기사내용을 요약하면, 교통법규 위반자를 사면하면 그들로 인해 교통사고가 더 늘어나고 그에 따른 인적.경제적 손실이 늘어난다는 내용이다. 논문의 저자는 “교통법규위반자 사면은 생계형 운전자들이 생업에 복귀할 기회를 부여하자는 취지이지만 실제로는 비사업용 승용차 운전자들이 주로 수혜를 받고 있다”며 “사면조치가 도로교통법규 규정과 제도를 무력화하고 운전자들의 준법의식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으므로 국회가 사면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논문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교통법규를 자주 위반하는 사람들이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리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자주 교통법규를 위반할까? 6년만에 다시 한국에서 운전을 하면서(사면받은 것 아님 ^^) 나름대로 느낀 순위를 매겨 보았다. (물론, 법규 위반은 개인 성격에 많이 좌우되겠지만 직업성격에 따른 이유도 있는 것 같다.)

1. (음식)배달 오토바이족
오토바이는 '교통약자'다. 즉, 사고나면 크게 다칠 확률이 더 크다는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배달하는 사람들(특히, 청소년 오토바이족)의 교통신호 위반, 차선위반 등은 보는 것만으로도 아슬아슬하다. 그들의 모토는 '쉬지않고 밟아야 산다'일지도 모르겠다. (음식의 빠른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2. 대중교통 운전자
버스를 타면서 느끼는 점은 버스기사들이 참 친절해졌다는 것이다. 탈 때, 내릴 때 꼬박꼬박 인사를 해 주시니 기분이 좋다. 그럼에도, 버스기사의 운전행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신호위반, 급차선 변경, 앞차 몰아붙이기 등 승객인 것이 불안해 질때도 있다. (운행시간을 맞춰야 하는 이유로 그렇게 되었으리라는 것은 이해한다.)

3. 택시, 대리운전 기사
택시도 대중교통에 가깝긴 하지만 대리기사와 묶어서 이야기한다. (형식적인 면에서) 버스기사보다는 덜 친절하고, 운전행태는 버스기사와 비슷하다. 너무 급하게 운전하시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손님들이 빨리 가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시 손님들도 '빨리빨리'만 요구해서는 안될 것이다.)

4. '김여사'를 비롯한 자가운전자들
내가 사는 동네는 변두리라 그런지 차량 통행이 그리 심하게 많지는 않다. 그러다보니, 교통신호 위반하는 일반 운전자들을 참 많이 보게된다. 차량통행이 적다보니 빨간신호에서도 슬쩍 눈치보며 직진이다. 또 2차선 도로에 좌회전차선이 따로 없이 좌회전 신호만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좌회전 신호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으면 뒤에서 (앞에 차 안 오니 그냥 들어가라고) 난리다. 또 학교에 자기 아이들 데려다 주면서 다른 아이들 길건너야 할 횡단보도를 막아선다. '김여사'라고 지칭했지만 미숙한 여성 및 남성운전자들의 교통법규위반도 많이 눈에 띈다. (물론, 교통신호체계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부분이 많이 있어 개선의 소지는 있다.)

앞에서 언급한 논문기사의 내용을 받아들인다면 위에서 예를 든 교통법규 위반자들때문에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늘어난다는 것인데, 그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다른 외국은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교통법규는 왠만하면 다들 잘 지키는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위반시 강력한 처벌이 뒤따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신호위반만 잘못해도 300~500불 정도의 벌금을 받고, 벌점을 받아 보험료까지 할증될 수 있다. (보험료 할증을 막으려면 '교통학교(Traffic School)'에 가서 80불 정도의 등록비를 내고 8시간 수업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강한 벌금과 벌점제도를 도입해야 교통법규 위반이 줄어들까? 그렇다면, 정말 '사람들은 때려야(강한 벌금, 벌점) 말을 잘 듣는 것'이 되는데 얼마나 슬픈 일일까?

우리, 스스로 교통법규를 지키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