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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우리집 가훈이 되어 버린 블로그 타이틀

모든 집들에 가훈(訓)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에 특별히 이것이 가훈이다라고 명확하게 전해지는 가르침은 없었다. 가훈을 집안에서 내려오는 도덕적 가르침이라고 정의한다면 도덕이나 바른생활 시간에 배우는 것들, 혹은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대부분의 항목이 가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 가훈을 적어오라는 숙제가 있을때면 그때 그때 생각나는대로 (또 남들 하는대로) '정직' 혹은 '성실' 등을 적어가곤 했었다.

이 가훈 숙제는 시대가 바뀌어도 계속 되는가 보다. 종현이도 얼마 전 우리집 가훈에 대한 숙제를 가져왔다. 그래서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에 이번 기회에 멋진 가훈을 하나 정해볼까 하며 여러 가지를 생각해 봤는데 여전히 '정직', '성실'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성경 구절을 인용해 볼까도 했지만 너무 긴 것 같다. 또 그냥 유명한 성경 구절이 아니라 성경을 읽으며 나에게 혹은 우리 가족에게 꼭 맞는 말씀이라고 느껴지는 구절을 찾는 중인데 중간 중간 느낌이 좋은 구절들이 많이 있었지만 아직은 딱 이거다 싶은 구절은 없었다.

그러다가 그냥 우리집 블로그 타이틀을 가훈으로 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아내에게 물으니 의외로 아내가 별로 반대를 안한다. 사실 그동안 아이들 키우면서 (아이들이 초등학교 가면 가훈 숙제를 해야 하니까) 가끔 가훈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블로그 타이틀대로 해도 괜찮겠다고 혼자서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종현이는 숙제공책에 다음과 같이 가훈을 써 갔다.

"Slow but STEADY (느리지만 꾸준하게)"

내 블로그 타이틀 아니, 이제 우리집 가훈(^^)은 "Slow but steady wins the race." 라는 영어속담에서 왔다. 미국에 있을 때 마라톤을 두 번 완주했었는데 그 때 뛰면서 자주 음미하던 문장이었다. 나같은 아마튜어 마라토너에게 꼭 들어맞는 표현이었다. 또 STEADY를 대문자로 쓴 이유는 우리의 삶에서 꾸준함, 곧 성실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속담에서는 'wins the race'(경주에서 이긴다)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에, 또 승부에만 비중을 두는 자세는 바람직한 것 같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wins the race"만 기대한다.  ^^;;)

자, 우리 집 가훈 어떻습니까? (쓰고보니 역시나 '성실'이 가훈이 되어 버린 느낌이지만....^^)

j4blog의 J준님처럼 나도 블로그를 하면서 각기 다른 블로그 타이틀 혹은 제목, 그리고 필명을 보면서 왜 이런 제목의 블로그와 필명을 쓰게 됐을까 궁금해 했었는데, 이제는 다른 집들의 가훈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해 졌다. 여러분의 블로그 제목과 관련한 사연이나 가훈에 대한 사연을 나눠 주세요. 그리고 아직 가훈이 없으면 아이들과 한 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

덧붙임) 제 블로그 타이틀이 이제 가훈으로까지 승격(?)했으니 멋진 이미지로 만들어서 블로그 스킨에 사용하고 싶은데 재주가 없군요. 혹시라도 마음이 움직여 제 블로그 타이틀을 이미지로 만들어 주실 분은 안 계실까요? (맛있는 식사로 보답드리죠. 그런데 방문자도 별로 없는 블로그에서 메아리없는 외침을 하는 기분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