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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CK's Story

다시 뛰자!

봄이라서 그런가?
정말 오랜만에 운동화를 신었다.
발을 감싸듯 착 달라붙는 운동화의 느낌이 새롭다.
얼마만에 뛰어 보겠다고 체육관을 향해 가는지도 모르겠다.
주은이 태어날 즈음부터 안 뛰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벌써 3년 전인가?
그냥 체육관 수영장에서 종현이랑 놀아주는 게 운동이라면 운동이랄까 그랬으니까...

그동안 너무 쉬었군.
역시나 안 하던 운동을 하려니 힘들다.
예전에는 3마일(약5km)은 정말 가뿐하게 뛰었다.
이제는 3마일은 커녕 2마일도 겨우겨우 뛰고는 그냥 걷는다.
예전에는 무슨 체력으로 26마일의 마라톤을 두 번이나 완주할 수 있었을까?
그래도 운동 후의 상쾌한 기분을 오랜만에 느끼고 나니 '다시 뛰자'는 의욕이 생긴다...

그래, 다시 뛰자!
이왕이면 목표를 세우고 뛰어보자.
마라토너들의 꿈인 보스톤 마라톤 참가는 어떨까.
가능성을 떠나 무엇인가 목표(꿈)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동안 나는 꿈도 없이 '그냥...'이라는 답만 하면서 살아온 것은 아닐까?
지금부터 다시 '느리지만 꾸준하게' 늘 더 나아지는 나를 꿈꾸며 살아야 함을 느꼈다...

말은 이렇게 해도 사실 마라톤 완주에 대한 욕심은 많이 사라졌다. 우선 같이 뛸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모를까 혼자 준비하는 마라톤은 너무나 고독하다. 그리고 4시간 넘는 아마추어의 기록을 위해서도 그 몇 십배의 준비가 필요한데 시간적인 면에서 부담이 많이 된다.

또 꿈이라고는 했지만 보스톤 마라톤은 아마추어들에게도 나이에 따라 제한 시간내에 완주한 기록이 있어야 뛸 수 있다. 지금의 내 나이로도 거의 세 시간대 초반의 기록이 있어야 참가 가능하다. (역시 훈련 동반자가 없는 한)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참 적어 보인다.

그래도!!
(하프 마라톤이라도) 다시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