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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종현, 카메라 테스트 제안받다.

카메라 테스트 초청장


지난 주 토요일 종현이가 카메라 테스트를 받아보라는 제안을 받았었다.

그날 오전 종현이 머리가 좀 길다 싶어 미용실 가서 머리를 깎고 거기서 젤도 발라주고 해서 제법 이쁜 모습으로 Target (우리나라의 이마트 정도에 해당하는 백화점식 매장)에 갔는데 한 미국여자가 다가오더니 말을 건넨다. 사연인즉슨, 자기는 광고나 TV 드라마, 영화 등에 출연할 사람을 찾아 해당 제작진에게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 종현이가 남달리 이쁘게 생긴 것 같다며 그 다음날(일요일)에 카메라 테스트가 있는데 와서 한 번 받아보란다. 6살부터 가능한데 종현이는 아직 6살이 안 됐다고 하니까 아쉽다면서 그래도 한 번 와 보라며 안내장(위 사진)을 주었다. (안내장에는 안내장이 있는 사람만 테스트를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갈까말까하다 그래도 미국땅에서 우리 종현이가 그런 제안을 받았다는 게 재미있고 카메라 테스트가 어떤 것일까 하는 궁금증에 가기로 결정하였다. 안내장에는 최근 사진도 한 장 가져오라고 되어 있어서 주은이 돌사진 찍을 때 폼잡고 찍었던 사진도 챙겼다.  예배를 마치고 성가연습이 있는데 처음으로 성가연습도 빠지고 (내가 감기때문인지 목이 잠기기도 했었다), 종현이 한글학교도 빠지고 갔다.

카메라 테스트 장소에 도착하니 제법 많은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와 있었다. 대부분 백인이었고 아시아 출신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가끔씩 눈에 띄긴 했지만  한국사람은 종현이 밖에 없었다. (우리와 시간대가 다르게 온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서류를 작성하고 순서를 기다리면서 종현이는 대사(?) 연습을 하였다.

"Mom, what's for dinner? That smells yummy!"

대사도 쉽고 간단해서 종현이도 재미있다며 그 전날부터 까불기도 하면서 잘도 연습했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 서려니 떨렸나 보다. 점점 자기 차례가 다가오자 눈이 붉어지고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에게 다가오더니 못하겠단다. 몇 번이고 달래면서 다른 아이들 하는 것 보고 그냥 재미삼아 해보자고 했는데도 못하겠단다. 

당사자가 싫다고 하는데 뭐 어쩌겠는가? 그래서 결국 미국에서의 연예계 데뷔(?)를 포기하고 그냥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 주은이 유모차를 안 가져왔다는 사실에 그 먼 길(프리웨이로 20분 거리)을 다시 한 번 다녀와야 했던 아픔의 일요일이었다.

그래도 엄마, 아빠는 잘 생긴 아들 둔 덕에 재미있는 경험을 했고, 또 김치국도 실컷 마신 재미있는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