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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Nicole's Story

오빠와 다른 주은이의 성격

주은이는 성격이 종현이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우선 먹는 것에 대한 욕심과 집착이 강하다. 과자를 먹어도 양손에 쥐고 먹어야 하고, 아무리 울다가도 먹는 거 줄께 그러면 바로 그친다. (교회 성가대에서 연습시간에 울고 소리치다가도 다른 분이 과자 준다고 그러면 바로 그치고 씩 웃는다.) 또 어린이집에서도 주은이를 데려올 때 매일 듣는 소리가 '주은이가 오늘 점심 정말 많이 먹었다'는 이야기다. 특히 파스타가 나오면 그렇게 좋아한단다.

또 오빠(종현)가 하는 일은 뭐든지 따라 하려고 한다. 오빠가 목욕하면 자기도 목욕을 해야 하고, 종현이한테 책을 읽어줘도 꼭 자기도 나란히 앉아서 읽어줘야 한다. 또 오빠가 공부한다고 하면 자기도 앉아서 하는 척 하려 한다. 그러나 주은이는 오빠만큼 책을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좀 읽어주면 바로 책 덮는다.

그런데 종현이보다 말은 좀 빠른 것 같다. 이제 19개월인데 말귀도 제법 알아듣고 또 말을 많이 하려고 하며 낱말카드를 보며 단어를 불러주면 제법 잘 따라하려 한다. 어린이 집에서도 영어를 잘 알아 듣는단다. 그래서인지 요즘 주은이의 영어단어가 몇 개 늘었다. 처음에는 "More, more"와 "No",  "Up"정도만 하더니 (관련글) 요즘엔 안아달라지 않고 걸어가고 싶으면 "Walk" 그런다. 또 비누거품 목욕을 할땐 "Bubble" 이라고 하고 한다.

그런데 요즘 주은이가 가장 자주 쓰는 단어는 "Mine"이다. 뭐 가지고 놀다 오빠가 뺏으면 "Mine"이라고 소리치며 운다. 또 신발신을때 혼자 신으려다 잘 못 하는 것 같아서 도와주려고 해도 "Mine"이라며 자기가 하겠단다.

아마도 어린이집에서 받은 교육때문일 것이다. 어린이 집에서는 장난감 가지고 놀다 다른 아이가 빼앗아 갔을 때 "mine"이라는 의사표시를 해서 자기가 먼저 가지고 놀았음을 주장해야 한다. 장난감을 빼앗아 간 아이를 때리거나 울리면 오히려 혼나게 된다. (종현이가 아이 때 말이 안되서 장난감 빼앗아 간 아이를 때렸더니 'time out'이라고  혼자 따로 구석에서 서 있는 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주은이의 "Mine" 소리를 들으며 한편으로는 자기 것과 남의 것을 지나치게 구분하는 미국식 사고를 느끼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자기 주장이 강하고 고집스런 아이가 안되었음 하는 바람이 생긴다.

* 주: 나중에 주은이가 이 블로그 보고 왜 오빠 이야기만 잔뜩 있냐고 따질까봐 이 글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