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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이야기

자동차 경보 알람, 또 하나의 소음 공해

'자동차의 나라' 미국에 살면서도 중소도시에 살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빵빵거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를 듣는 경우가 한국에 비해서 무척이나 적다. 예를 들어, 신호대기하다가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앞 차가 조금만 지체하면 한국에서는 바로 뒤에서 '빵빵' 거렸을텐데 여기서는 우선은 앞차가 알아서 진행하길 기다린다. 그러다 앞차 운전사가 신호 바뀐 것을 전혀 모르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싶으면 '빵~' 하고 신호를 준다. 그 외 정체된 일반 도로나 프리웨이 진출입로에서 끼어들기 하는 차량이 있어도 사고의 위험이 있지 않는 한 '빵빵'거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길 건너는 보행자를 향해 빵빵거리는 무식한(!) 차량은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 시끄럽다고 느꼈던 그 경적소리를 대신하는 소음이 있으니 자동차 도난 방지 경보 시스템의 알람(alarm) 소리다. 한 번 터지면 마치 경찰이 출동이라도 한 듯이 '빵빵! 왱왱!'거리는 그 소리가 참 시끄럽게 들린다. (실제로 미국 경찰이나 소방차의  출동은 참 요란하다. 막상 가서 보면 별 거 아닌 일인데도....) 요즘 새 차들은 기본적으로 경보 시스템이 설치가 되어 있으니까 해가 갈수록 알람이 울리는 회수도 그만큼 많아지는 것 같다. 그런데, 어떤 차들은 정말 민감하게 조금만 건드려도 '울어제끼는' 차량이 있다. 우리의 경우 아무래도 아이들이 어리니까 타고 내릴 때 공간이 많이 필요한데 어쩌다 옆 차를 살짝 건드린 것 같은데 알람이 작동해서 자던 아이들이 놀라 깬 경우도 있었다.

또 보통은 차, 사람들이 많은 아파트 주차장, 쇼핑몰 주차장에서 우리처럼 다른 사람이 차를 실수로 건드렸을 때 알람이 울리게 되는데 차 주인이 근처에 있으면 다행인데 이미 쇼핑몰 가게 안으로 들어갔거나 영화를 보러 갔거나 하면 알람을 멈추게 할 수도 없고 정말 시끄러워진다. 또 대부분의 차량이 알람 시스템이 있다보니 소리도 비슷비슷해서 처음에는 '내 차 아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별 신경을 안 쓰다 한참이 지나서야 자기 차임을 깨닫는 경우도 있고...

소음 공해 없는 자동차 경보 시스템을 만들 수는 없을까? (무작정 시끄럽게 울어대는 알람소리 대신 핸드폰 벨소리처럼 다양한 음악을 선택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그것도 나중에는 소음이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