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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상 대중교통" 공약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적어도 교통을 공부한 나에게는 그렇게 보인다.) 교통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이와 관련한 내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 몇 자 적는다. 


우선, "무상 대중교통" 공약 언론 보도를 보고 바로 무리한 공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약은 복지측면의 시각에서 제시되었을지 모르지만, 나는 교통측면에서만 몇 가지 짚어보고 싶다. 


1. 대중교통 범위의 문제


이슈의 시작은 김상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의 출마선언에서 시작되었다. 언론에서는 "버스완전공영제를 통해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소개되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칼럼을 통해 외국도시의 무료 버스운영 사례가 소개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언론에서 일부 소개된 외국도시의 무료 버스운영 사례는 인구 5만 미만의 작은 규모의 도시들이고 아마 대중교통 수단으로는 버스만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처럼 규모가 크고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이 혼재되어 있고, 환승이 가능하고, 민간이 운영하는 대중교통 시스템에서는 무료 운영은 무리다. 지역간, 교통수단간 환승이 가능하고 경기(서울)에서 살며 서울(경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 상황에서 버스만을 대상으로 하겠다, 경기만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말 자체가 무의미하다. 이왕 논의할 것이면 서울,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의 대중교통과 연계되어 검토되어야 할 터인데, 범위가 너무 넓고 재정적으로도 실현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큰 도시에서도 이벤트성으로 하루 정도의 대중교통 전면무료는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서울이 "차없는 날(9/22)" 무료 대중교통을 시행했었다. 효과가 얼마나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또는, 서울의 마을버스 정도는 무료운영이 가능한 방안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2. 재정적 문제


재정적 부담을 좀 더 이야기하자면, 현재도 수도권 대중교통은 지하철 노인 무료승차 및 환승할인에 따라 수도권 지자체(서울, 인천, 경기)가 버스나 지하철 운영업체에 부담해야할 보조금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대중교통을 무료로 한다면 현재의 재정부담의 몇배에 해당하는 부담을 지자체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공영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민간운영, 준공영제, 완전 공영제는 어떤 방식이 전체 비용을 최소화 혹은 사회적 효용을 최대화 할 수 있느냐의 운영방식의 문제일 뿐이다. 공영제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것이니 무료가 되어야 한다는 "공영제=무료"라는 인식은 곤란하다. 그렇게 된다면, 국립대는 학비가 무료여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3. 보편적 혜택 vs. 차별적 혜택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혜택을 받는 보편적 복지라 생각되는 "무상 대중교통"은 의외로 선택적 혹은 차별적 혜택이 될 수 있다. 누구나 똑같이 한 끼 먹는 급식과 달리 세금은 똑같이 내면서 매일 여러 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과 어쩌다 한 번 이용하는 사람의 차이가 발생한다. 


4. 교통의 사회적 비용 감소효과


교통사고, 환경오염, 교통정체로 인한 시간낭비 등 교통의 사회적 비용이 막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무상 대중교통이 현재의 교통정체나 환경오염 해소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환경문제와 같은 교통의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보면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교통수요를 줄이는 것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불필요한 대중교통 수요 감소도 포함되어야 한다. 대중교통의 기본요금이 그러한 역할을 하며,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한 막대한 비용부담을 발생시키는 한계(marginal) 이용자들을 줄일 수 있다. 


5. 교통계획 차원의 문제


수도권이 지금과 같은 편리한 대중교통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교통데이터 분석을 통한 효과적인 교통계획의 수립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대중교통이 무료가 되면 교통카드 이용 필요성이 없어지고, 이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자들에 대한 데이터 관리가 소홀해지고 이에 따른 출발지/목적지(O/D) 분석이나 효율적인 교통계획이 어렵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위의 내용들은 깊이있는 이론적 분석이나 자료분석이 아니라 그냥 '감'으로 하는 이야기라 내가 많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교통 및 복지 전문가분들의 다양한 의견교환을 통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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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통한 코멘트가 있어서 이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답변도 추가합니다. ^^

1. 에스토니아 탈린은 수도로서 인구 40만입니다. 물론, 인구 1000만의 서울이나 경기도와는 비교가 안되지만요. 
==> 칼럼에 소개된 도시가 교수님이 언급한 도시만을 지칭한 것은 아닙니다. 수도권에 비해 '중소도시'라는 정도로 이해해 주세요.

2. 저도 경기도 단독 시행은 반대이고(최소한 과도기적 시행이라는 단서를 붙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성공이 불투명하리라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마을버스 단독의 무료화또한 반대입니다. 그럴 이유가 마치 '여파가 작기 때문'이기 때문입니다. 무료 대중교통은 그 규모가 오히려 클 수록 성공의 확률이 크다고 믿습니다. (재정적 성공의 확률 말고, 활성화의 관점에서요.)
==> 마을버스 얘기를 언급한 것은 "무상버스 도입"이 목적이라면, 실현가능성 차원에서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제안이었습니다. 

3. 대중교통 요금이 대중교통 수요를 줄인다는 개념은 제가 미쳐 생각치 못한 개념입니다. 저도 향후에 고민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평소 2~3 정거장 정도 거리는 걸어다니던 사람들도 버스가 무료가 되면 버스탑니다. (외국 도시가서 잘 걸어다니다가도 Day Pass 사면 한 정거장도 안 걷고 아무 버스나 마구타던 제 모습이 떠오르네요.^^) 또 (같은 노선의) 일반버스와 광역(급행)버스가 똑같이 무료라면 광역(급행)버스 수요가 크게 올라갑니다. 이용객이 적은 일반 노선버스의 운영비용에 이어 광역버스 공급비용이 증가합니다. 대중교통도 불필요한 수요조절이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4. 요즘은 모두가 이런 민감한 문제를 '감'으로 해서 문제입니다. (저 포함 ㅎㅎ), 이제 '분석'이 필요한 때라는데 저도 공감합니다. ^^; 무상버스 도입이 2조 2천억원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본적이 있습니다. 큰가요? 작은가요? ㅎㅎ 저는 이것은 공학문제, 경제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 구성원이 이를 어떻게 보느냐, 지자체장의 의지가 어떻느냐의 문제입니다. 당연히 전자가 후자를 결정하겠지요. 
==> 2조 2천억원의 계산내용을 봐야겠지만, 현재의 버스회사 운영비용+지자체 재정보조금 규모가 아닐까 싶네요. 지하철과의 환승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버스+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은 지하철 요금을 계속내야 하니까 비용측면에서 큰 이득이 없습니다. (이용자의 비용절감은 별로 없고, 지자체의 재정부담은 증가하는 구조가 되죠.) 현재 수도권에서 버스가 지하철의 지선역할을 하는 비중이 더 크지 않을까 싶은데, 버스만 무상으로 한다는 것은 비용 대비 정책효과가 크게 떨어지는거죠.

정치인(행정가)들의 정책결정은 "표"를 보고 결정됩니다. 유권자가 아무 생각이 없다면 계속 당하는 거죠.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정책사안에 대해 정치적 성향에 따라 (맹목적으로) 지지할 것이 아니라 경제든 공학이든 나름대로의 분석에 기초한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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