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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어린이 뮤지컬 '재크와 요술저금통' 관람 후기

지난 토요일 오후 '엄마는 생각쟁이'라는 네이버 카페 이벤트를 통해서 종현이와 대학로에 가서 뮤지컬 공연을 봤다. "재크와 요술저금통"이라는 공연인데 어린이들에게 돈과 경제에 대한 관념을 뮤지컬을 통해 교육시켜 보겠다는 취지로 동화 '재크와 콩나무 (Jack and the Beanstalk)'를 각색한 것이다.

(사진출처: 맘스쿨 www.momschool.co.kr)

주인공인 재크가 직접 시장에 나가 달걀을 팔아 번 돈으로 불쌍한 거지를 도와주고, 남은 돈으로는 꿈을 이뤄준다는 요술 저금통을 사게 된다. 매일 저금을 해야만 자라나는 요술저금통을 얻게 된 재크는 저금통을 마당에 심어 저금을 하기로 한다. 다음 날 아침 하늘 높이까지 꿈나무가 자라나게 되고 호기심 많은 재크는 꿈나무를 타고 위로 올라가 '황금마왕'이 있는 성에 찾아가 공주를 구해낸다는 내용이다.

어린이 경제교육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는데 극에서 이야기되는 경제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다.
  •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가격이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변한다는 것 (사과가 많아지는 가을철에는 사과의 가격이 싸지만, 사과가 많지 않은 봄에는 가격이 비싸진다는 과일 장수의 이야기)
  • 돈이라는 것은 상품의 가치를 측정하기도 하고, 상품과 교환하는 수단이라는 것 (재크는 집에서 가져온 달걀을 하나에 100원씩 팔고, 빵을 훔친 아이 대신해서 빵값을 지불해주고, 남은 돈으로 요술저금통을 산다.
  •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야 한다는 것 (극 중간에 '개미와 배짱이' 우화를 변형해 '먹지않고, 입지 않고, 쓰지않으면서' 모으기만 하는 개미와 열심히 일을 안해 돈도 못 벌면서 돈이 생기는대로 흥청망청 써대는 배짱이를 대비시킨다)
  • 그러나 결론은 돈이 모든 것을 대신할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황금마왕'은 나쁜 인물이다)

그럼,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교육적'이었을까?

종현이에게 재미있었냐고 물어보니 재미있었단다. 어떤 장면이 제일 재미있었냐니까 황금오리가 황금알을 낳는 장면, 황금마왕이 우리에 갇히는 장면 정도를 이야기한다. (그 장면에는 '경제'가 없는데....^^;;) 그래서,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지 하고 물으니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야 한단다. 그래서, 앞으로 돈 생기면 쓰지말고 집에 있는 저금통에다 다 저축하자고 했더니 대답이 없다. 그러더니 편의점 옆을 지나가는데 먹을 것 사달라고 졸라댄다. 자기 것 하나와 집에 있는 주은이 것까지 집는다. 그리고 자기 교통카드로 결재했다. (돈이 교환수단이고 결재수단이라는 것은 이해한 모양이다.^^)

저녁에 다른 약속이 있어서 바로 집으로 돌아오느라 모처럼만에 나간 대학로를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아들과 단 둘이서 대학로 나들이가 즐거웠던 토요일 오후였다.

덧붙임)
공연에 어린이 단체 손님이 두 팀 정도 있었는데 공연중에 나쁜 말 써가며 소리지르고 시끄럽게 하는데 인솔 선생님은 밖에 나가셨는지 관리가 안 되었던 점이 좀 아쉬웠다. 어린이에게 경제교육도 중요하지만 공연관람 예절도 교육시켜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