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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처음으로 눈구경을 제대로 해 본 아이들

그동안 '따뜻한 남쪽나라' 얼바인(Irvine)에서 살았기 때문에 겨울이 되어도 아이들 눈구경 한 번 제대로 못해 보았고, 눈싸움이나 눈사람은 책이나 사진, TV로만 보고 아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미국에서 한국행이 결정되면서 은근히 기대했던 한 가지는 '아이들이 올 겨울에는 정말 눈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겠구나'였다.

어쩌면 내 스스로 겨울 눈이 그리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겨울이 되면 눈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참 아쉬워 했었으니까....

아무튼 어제 저녁이 기대했던 그 눈오는 날이 되었다.

낮에 아주 잠깐 흩뿌리던 눈이 저녁이 되어서는 더 많이 내린 것이다. 집안에 있다보니 모르고 있다가 뉴스를 보고 창밖을 보니 세상이 제법 하얗게 변했다. 그리고 밖에는 이미 아이들이 나와서 놀고 있었다. 비록 좀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아이들이 보통 밤 9시 30분쯤 자는데 이미 9시가 넘었다), 이때 아니면 언제 또 눈을 제대로 경험해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아이들 옷 입히고 다시 나왔다. (아침이 되고 보니 비가 많이 내려, 있었던 눈은 다 녹았고 길만 질퍽질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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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처음 경험하는 겨울 눈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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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매(?)도 타고 아빠랑 눈싸움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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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눈사람이 아닌 진짜 눈사람(다른 사람이 이미 만들어 놓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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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이도 눈도 뭉쳐보고, 아쉬운대로 Snow Angel도 해보고...)
더 많은 사진 보러가기 (새창이 열립니다.)

요즘에는 내가 어렸던 시절만큼 눈이 많이 오는 것 같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적어도 한 두번은 많은 눈이 오겠지. 그 때는 아이들이 방학도 했을테고 하니 맛만 본 오늘과는 달리 좀 더 신나게 놀아야겠다. 사계절 따뜻한 날씨 속에서 지내는 것도 좋겠지만 겨울에는 찬 바람도 맞아보고, 눈구경도 제대로 해 보니 아이들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 덧붙임: 어린시절에 겨울에는 눈도 자주, 더 많이오고 날도 많이 추웠고 보일러 시설도 없이 아랫목만 따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훈훈한' 겨울이었던 같다. 요즘에는 눈도 별로 안 오고 날도 별로 안 춥고 보일러 및 난방 시설이 잘 되어 있는데도 조금만 추워도 왜 이리 춥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나이탓일지도 모르지만 풍족해지는 물질 속에 '따뜻한' 마음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올 겨울에는 우리 주변에 따뜻함이 필요한 곳은 없는지 둘러 볼 수 있는 '따뜻한' 겨울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