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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육아(블로그)가 제일 쉬워요.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 그러니까 오래 전에 서울대 법대 수석을 했던 학생이 썼다는 책 제목이다. 그가 단지 서울대 수석이기 때문이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 후 5년동안 포크레인 조수, 오락실 홀맨, 가스·물수건 배달, 택시기사, 공사장 막노동꾼 등의 갖은 고생을 하면서 공부한 끝에 수석을 했기에 언론의 조명을 받았었다.

"육아(블로그)가 제일 쉬워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관심을 갖고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쉬운 주제는 '육아' 혹은 '가족'이다. ('가장 쉽다'는 것이 반드시 '가장 잘한다'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육아는 정말 어렵다.) 다른 블로그도 마찬가지이긴 하겠지만 육아블로그는 그냥 자기만 좋으면 운영할 수 있다. 찾아 주는 이 없어도 아이들 커가는 모습을 기록하는 재미 그 자체가 즐겁고 쉽기 때문이다.

나도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게 된 동기는 미국에 있는 동안 한국의 가족, 친구들에게 우리 가족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소식을 전하는 매체로 이용하고자 함이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그 동안의 이야기들이 하나둘 모이다 보니 이제는 아이들의 성장기록처럼 되어가고 있다.

육아 블로그의 중요성

이 블로그에서 등장빈도가 제일 많은 종현이도 한국 나이로 벌써 8살이 되어버렸다. 더 어렸을 때의 이야기를 해주면 기억을 하는 것도 있지만 이미 종현이의 기억속에서 사라져버린 것들도 있다. 이럴때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같이 보면서 기억을 되살려 볼 수도 있다. 물론, 기억 못하겠다고 하는 일이 많아지지만 자신의 어렸을 때 사진을 같이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즐겁다. 아이가 더 크고 어른이 되었을 때 아빠가 (혹은 엄마가) 전해주는 블로그의 기록들이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는 모르겠지만 소중한 기록들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물려줄 경제적인 유산이 없을지라도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함께 한 아빠,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블로그 유산'도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노력한다.

어떤 이야기를 담을까?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냥 아이들과의 일상 생활의 모든 것들이 이야기 거리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의 표정, 몸짓 하나하나가 블로그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항상 '뭔가 새롭고 뭔가 다른 (something new and something different)'를 요구하는 학술논문이 아닌 바에야 블로그 글을 쓰기 시작한 그 자체가 이미 '뭔가 새롭고 뭔가 다른' 출발일테니까 말이다.

굳이 소재를 찾고 싶다면 최근에 알게된 정보인데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주관한 '프렌디(Friend+Daddy) 육아 블로그 콘테스트'에서 제시하는 미션들을 아이와 함께 하나씩 따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쉽게도 콘테스트는 이번 주에 끝난다. 그래도 그 미션 내용들을 아이와 함깨 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외에도 프렌디 사이트에 가보면 다른 '육아 고수'들의 아이디어가 많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Friend+Daddy 블로그 콘테스트 미션들)


비록 바쁜 관계로 나는 주어진 미션을 거의 수행하지 못했지만 (이미 오래전에 해 본 미션도 많이 있긴 하다), 또 다른 엄마, 아빠들과의 교류도 적었지만 앞으로라도 아이들 이야기를 매개로 좋은 정보의 교환과 아름다운 소통이 지속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