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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내 기억 속의 마지막 남대문(숭례문) 사진

한 두달 전 가끔 훑어만 보는 교통관련 외국 저널(ITE Journal)의 표지에 낯익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어? 남대문이네.'[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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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Journal, 2007년 11월호)


언제 찍은 사진인지는 모르지만 서울의 교통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사진 같은데 예전에도 다른 곳에서 보았을 법한 사진이다. 그런데도 떠난지 6년이 되어가는 서울의 상징적인 모습, 남대문(숭례문)을 미국에서 다시 만나게 되니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서울에 살 때 버스타고 다니며 바라보았던 그 남대문(숭례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제 나에게 불타기 전 남대문(숭례문)의 마지막  모습은 미국의 한 저널 표지사진이 되고 말았다.

어제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 들은 소식에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인터넷을 통해 잿더미의 남대문(숭례문)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은파리님의 "숭례문, 울부짖다"라는 글을 보며  숭례문이 비록 생명체는 아니다 할지라도 그  처절한 울부짖음 속에 얼마나 뜨거웠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해지고 너무도 안타깝다.  현대 기술로 그 모습을 완벽히 복원해 낼 수야 있겠지만 어찌 그 역사의 흐름과 숨결을 복원할 수 있겠는가...

사건에 대한 책임소재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겠지만 이 와중에  누구누구 탓이네 하는 지나친 정치공방은  무의미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비록 소는 잃었더라도 앞으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지켜야 할 다른 소와 외양간을 튼튼하게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가 지켜야 할 외양간은 무엇일까?

나는 이를 '대한민국의 가치'라 이야기하고 싶다.  비록 남대문(숭레문)은 불에 타서 사라졌지만 남대문(숭례문)이 보여주고 있던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남대문(숭례문) 옆을 지나던 수많은 자동차들 속에서, 높게 올라가는 현대식 건물들 틈에서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며 드러내고 있던 대한민국의 자부심, 서울의 역사를 이제는 우리가 각자 마음 속에 품고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 역동적인 성장과 변화로만 대표되던 대한민국의 단면적인 모습을 역동속의 안정과 조화로 우리 역사와 전통과 문화를 잃지 않으려는 화합의 대한민국으로 지켜나가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1. 요즘 보니 다들 숭례문이라 부르는 것 같은데 이글에서는 두 가지 다 표기한다.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국민학교로 부르는 사람이 있듯 아직 내 맘속에는 남대문으로만 기억되는 것 같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