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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개통령' 안되려면 잘하시오.

(정치관련 이야기니 관심없는 분은 끝까지 안 읽으셔도 됩니다.)

다 아는 유머 하나..
'명박'이가 개와 달리기를 했다.
지면?  '개보다 못한 놈'이 된다.
이기면?  '개보다 더한 놈'이 된다.
비기면? '개같은 놈'이다.

대선 전 외국의 한 신문이 이번 한국의 대톨령 선거는 한나라당에서 '개'를 내세워도 당선될 판이라고 하였단다. 그러면 이번에 이긴 한나라당의 후보는 '개통령'이 되는 것일까?

선거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실망과 심판 의지가 크구나 하는 생각은 했지만 (사실 나는 노무현 정권내내 미국에 살고 있어서 '실정' 여부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명박이라니..... 개인적으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참 씁쓸한 선거결과이다. 아직까지 내 스스로 (투표조차 할 수 없었지만) 그를 우리나라의 (차기)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TV 뉴스를 보다 꺼버렸을까? (또 사실 아직까지는 선거의 승리자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니까 계속 대통령 후보라고 하겠다.)

그러나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명박 후보를 찍은 사람들을 욕하고 싶지도 않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자격도 없다.  멀리 미국에 있는 내가 인터넷을 통해서 혹은 뉴스를 통해서만 알고있는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 적어도 나만큼은 알고 있을 그들이 내가 보지 못한, 혹은 생각하지 못한 무엇을 본 것일까?  내 생각에는 이번에 이명박을 찍은 사람들은 이명박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이명박을 통해 (아주 잘못된 것일 수 있는)  허상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이명박 당선자는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다. 투표결과는 좋았을지 모르지만 그들 모두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은 냉정하다. 언제든 대통령을 '개통령'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초기 그렇게 환호하고 지지했던 이들이 차갑게 돌아선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그러니, 이명박 당선자도 '개통령'이 안되려면 더 잘 해야 한다. 적어도 나같은 사람이 당신을 억지로라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첫째, 사회적 약자의 아픔에 함께 눈물흘려라.
선거과정동안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통해 본 '이명박 후보'의 모습은 언제나 웃는 모습 (내지는 말과 다른 행동을 지적받은 곤혹스런 모습)이었다. 문제는 그 웃음 너머에서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껴안을 수 있는 눈물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이명박 후보는 '성공'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되었다. 그러나 성공의 이면에 있는 '실패자'를 포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안 보인다.

모든 국민이 성공할 수 있을까? 또 출발선이 다른데 없는 자들이, 사회적 약자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까? (가진 자들의) 성공의 가치 속에 희생당할 사회적 약자의 눈물에 관심을 갖고 같이 가슴 아파하며 울 수 있기를 바란다.  (단, 위장 사절)

둘째, 경부운하만큼은 철회하라.
'이명박 후보'를 지지할 수 없었던 하나의 또다른  이유는 그의 무조건적인 밀어붙이기 정신이다. 거짓말 속에서도 아니라고 밀어붙이는 모습, 많은 국민이 반대하는데도 자기 공약이라며 밀어붙일 것 같은 기세가 '불도저'라는 별명에 어울릴지는 몰라도 국민이 원하는 모습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경부운하 사업을 통해 자기에게 '콩고물'이라도 떨어지겠지 하며 지지했을지 몰라도 일반 국민은 별로 안 원하는 것 같은데 철회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정책선거를 통해 정책을 지지해 준 게 아니니 정책에 대해서는 늦게나마 검증받으면서 밀어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미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내세울만하지 않다는 결론이 난 것 같은데 일부 '콩고물' 원하는 자들에게 원성을 듣더라도 밀어붙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다른 공약과 달리 '일단 해보고' 하는 정책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사전에 막자는 말이다.

셋째, (정치보다) 경제문제에 더 신경써라.
사실 나는 선거후가 더 걱정되었다.  선거전에도 이미 정치적으로 사망한 이들이 지지선언이니 캠프합류니 하며 언론에 나타나서 걱정이 되었는데 이제 이명박 후보가 이겼으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기저기 '정치철새'들 날아다니는 소리 들릴 것이다. 또 한나라당은 당권가지고 싸움하며 분당하느니 마느니 떠들어 댈테고, 그리고 막판 동영상 사건처럼 이명박의 약점(?)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면 입막음 하느라 바쁠테고....생각만 해도 벌써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그래도 우리 국민은 현명하다고 믿는다. 정치권에 대한 심판은 내년 총선 때 국민이 알아서 할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CEO출신이라는 이력에 힘입어 '경제'를 강조했고 선거결과는 국민도 그에 동의한 것으로 나왔다. 그러니 경제 하나만 챙기기도 바쁠텐데 정치까지 자기 입맛에 맞게 바꾸겠다고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측근위주의 정치를 해선 안된다.) 어차피 이명박 후보는 한나라당에서도, 국민한테도 '경제'를 미끼로 이용당하고 있는 것 뿐이니까 말이다. (나는 그래도 아직 이명박 후보의 경제에 대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정치는 내년 총선때까지 '국민의 손'에 맡겨라. 그리고 우리 국민은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데 그치지 말고 '정치권'을 바꾸는 계기가 되도록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정치꾼'만 난무하는 한국 정치에 '정치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앞으로는 내가 계속해서 이명박 후보를 '개통령'이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