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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CK's Story

미국에서 취업준비중입니다.

요 며칠 블로그에 글도 못 올리고 다른 블로그 방문도 제대로 못 했는데 제목 그대로 '취업준비중'이라 바빠서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경제학과 (박사과정) 졸업(예정)자들에게는 요즘이 한창 취업원서 지원철입니다.

매년 1월초에 있는 미국 경제학회(American Economic Association)에서 있을 면접에 대비하여 1차적으로 학교, 연구소, 기업 등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작성하여 우편으로 혹은 인터넷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출연연구소, 기업연구소, 지자체 연구소 등도 미국에서 유학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 서류를 접수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Cover letter라고 불리는 편지에 왜 내가 그 자리에 적합한지를 간략히 서술하고, 영문 이력서(resume 또는 curriculum vitae (CV))와 졸업논문(dissertation) 또는 기타 논문(job market paper)을 첨부합니다. 학교의 경우 TA경험과 학생들의 평가 결과, 그리고 teaching philosophy라는 진술서를 작성하여 첨부하기도 합니다.

지원하고자 하는 (미국) 학교나 연구소, 기업체를 보면 모집공고에 한결같이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있습니다.
- Excellent analytical, verbal, and written communication skills are essential.
- Good interpersonal and oral and written communication skills;
- We are especially interested in candidates with strong communication skills and the ability to work in a team environment.

정확히 말하면 의사소통 능력이 좋아야 한다인데 저같은 외국인에게는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미국생활 5년이 넘었지만 그만큼 영어가 자신없기 때문인가 봅니다. (이전글 참고: 미국생활과 영어 스트레스)  

그런데도 왜 미국에서 취업하려고 하는 것일까?
우선, 한국에서의 취업이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박사가 넘쳐난다는 소리는 예전부터 들었는데 지금은 더욱 넘쳐나고 있는 듯 합니다. 아무튼 제가 갈 곳이 아직은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한국에 동시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둘째, 나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이왕이면 미국에서 좀 더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박사라는 최고학위과정을 마쳐가면서도 정작 '내가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전문지식의 깊이가 있는 사람인가?' 하는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박사과정을 하면서 '공부는 정말 좋아해서 해야지 필요에 의해서 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에서도 '잘하는' 사람을 뽑겠지 '배우려는' 사람을 뽑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
셋째, 아내와 아이들(적어도 종현이는 지금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졸업하고싶답니다.)이 미국생활을 선호합니다. 남자로서는 미국생활이 그다지 재미는 없지만 가장으로서 가족이 원하면 따라야겠죠. (이전글 참고: 재미없는 천국 미국, 재미있는 지옥 한국) 그래도 결과적으로 한국행이 결정된다면 가족들도 한국생활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가지고 돌아갈 것입니다. (우리 가족은 기러기 가족에는 절대 반대합니다. ^^;)

취업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나같은 외국인들에게는 취업과 더불어 비자조건(학생비자에서 취업비자로 전환)을 충족시켜줘야 하는데 (쉽게 말해 회사에서 '비자 스폰서'를 해줘야 하는데) 같은 조건이면 기업체에서는 미국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를 쓰는게 낫겠죠.  정말 가고 싶은 곳인데도 신분이 외국인이라 지원자체도 못하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신분문제가 없는 친구들은 200군데도 지원하는데 저같은 경우 이래저래 골라내면 몇 십개 안됩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취업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고 많은 외국인들이 취업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력이겠고, 제가 지원한 곳에서 저를 얼마나 좋게 봐주냐 하는 것이겠죠.   그런 면에서 한국쪽으로의 지원이 더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의사소통도 보다 쉽고 제가 아는 바를 보다 정확히 전달할 수 있을테니까요.)
 
취업준비를 하면서 지난 5년여의 미국  유학생활이 과연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저 자신도 궁금합니다. 다음에 좋은 소식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아무튼, 우연이든 필연이든 이 글을 보게 되시는 분들이 저에게 좋은 결실이 있도록 기도로 응원을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