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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Nicole's Story

아이에게 배우는 신앙자세: "아빠가 보고 있어서 더 잘하고 싶었는데..."

요즘 딸 아이가 제일 친하게 지내는 친구와 함께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친구는 몇달전부터 수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어제는 오후에 외부 회의에 참석했다가 퇴근하는 길에 시간이 맞을 것 같아 아이들이 수영배우는 장소에 들렀다. 딸이 막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다. 밖에서 구경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는지 손을 흔들며 웃음을 보인다. 준비운동을 마친 딸이 친구와 함께 발차기 연습을 하며 수영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 또 지난 번 나랑 같이 수영장 갔을때만 해도 호흡을 전혀 못했는데 이번에는 호흡도 제법 잘 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했다.

 그런데,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전 기도를 해주기 위해 같이 누워 얘기를 하는데 아이가 울기 시작한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수영배우러 가기 싫단다. "너가 하고 싶다고 그래서 시작한건데 왜 그러냐?"고 하니까 같이 배우는 친구는 더 잘했는데 자기는 못했단다. "아니다. 아빠 눈에는 네가 최고로 잘하던걸!"하며 위로를 해줬지만 울음을 그치지 않고 더 크게 울면서 한마디 한다.

"아빠가 보고 있어서 더 잘하고 싶었는데 잘 못했단 말이야~! 엉~엉~ ㅠ.ㅠ"

딸을 꼬옥 안아주면서 위로해주는데 "아빠가 보고 있어서 더 잘하고 싶었는데..."라 는 딸의 표현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어린아이도 아빠앞에서 저렇게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데, 나는 어떤가?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내 모습은 어떨까?"하는 마음으로부터의 질문이 나에게 묻고 있었다. '언제나 하나님 아버지가 지켜보신다'고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 생활에서는 부끄럽기 그지 없는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

그래서, 어젯밤은 어린 딸의 눈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내 모습을 지켜보시는 하나님 아버지가 기뻐하실 수 있는 사람", '하나님 중심'의 삶을 묵상한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어린 딸이 아빠에게 올바른 신앙의 자세를 가르쳐 준 셈이다. ^^

* 덧붙임:

딸이 수영을 배우기 싫다고 한 이유중에 하나는 수영강사 탓도 있었다. 아빠가 보러 와서 기뻤고 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같이 수영을 배우는 친구는 (보조판 잡고) 수영장 왕복 연습을 하고 있는데 자기는 호흡연습만 하고 있어서 싫었단다. 그런데, 수영강사라는 사람이 아이에게 격려는 못 해줄망정 "네 친구는 저렇게 잘하고 있는데 너는 언제까지 호흡연습만 할거니?", "너는 왜 실력이 잘 안 느니?"라는 등 자극을 줬던 모양이다.

그 자리에서는 뭐라고 대꾸도 할 수 없는 어린 아이였지만 그게 못내 마음에 걸렸나보다. 아빠한테 울면서 하소연을 한참 하고, 수영배우는거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아빠랑 주말에 수영장에 가서 놀면서 조금씩 배우자고 하였더니 마음이 좀 진정이 됐는지 울음을 겨우 그치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아내에게 그 선생님이 원래 아이들에게 좀 거칠게 하는 선생님이라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렇게까지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니 화가 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은 교수능력을 떠나 정말 사랑과 격려의 자세로, 그리고 언어선택도 신중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



지난 여름 친구들과 캐리비언 베이에서...맨 왼쪽이 주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