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이의 길었던(?) 겨울방학이 끝나고 어제 개학을 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보다는 조금(약 10일정도) 짧았던 겨울방학. 30년전 아이들의 겨울방학과 지금 아이들의 겨울방학의 차이는 무엇일까?
1. 방학 때 놀이
내가 자라난 곳은 '호반의 도시' 춘천이다. 집에서 나가면 소양강 본류로 흘러드는 샛강이 있었다. (지금은 소양강도 여기저기 개발로 많이 매립이 되었다. 지금의 공지천 공원도 전국단위의 스케이트 경기가 열리던 소양강의 일부였다.) 그래서 그곳은 겨울방학 때면 우리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엄마를 졸라서 새로 산 스케이트를 뽐내기도 했고, 낡은 스케이트의 날만 떼내서 만든 썰매도 지치고,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도 즐거운 얼음축구를 즐겼고, 얼음이 조금 녹기 시작할 때쯤 당시 동네 형들은 강얼음을 톱으로 뗏목처럼 크게 썰어내서 '얼음배'를 타고 놀기도 했다. (물론 그러다 가끔 물에 빠지는 형들도 있었다.) 그 외에도 눈이오면 눈사람만들기와 눈싸움은 물론 '비료푸대 눈썰매'를 타며 즐겁게 놀았다. 그 긴 겨울방학동안 학교 갈일은 거의 없었다. 있었다면 눈이 왔을 때 학교운동장의 눈을 쓸어야 한다며 모였던 '조기청소'의 날 정도였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아이들이 방학을 했는데도 방과후수업이다 뭐다 해서 학교에 계속 나간다. (그렇지만 '조개탄 난로'의 추억은 없다.) 방과후 수업이 없으면 학원이나 지자체 문화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강좌를 들으러 다닌다. 종현이도 방학동안 영어학원은 빠지지 않고 계속 다녔던 것 같다. 눈썰매를 타려고 해도 눈썰매장을 가야하고, 스케이트를 하고 싶어도 차를 타고 스케이트장을 가야 한다. 놀이라고 해도 활동적인 놀이는 별로 없고 주로 TV로 만화보기,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기를 이용한 게임이 전부인 것 같다.
2. 방학숙제
우리 초등학교 때는 노란색 표지의 '탐구생활'이라는 방학숙제 종합 책자(모든 과목의 숙제가 포함되어 있음)가 있었다. 원칙적으로는 하루에 한 장 정도씩 하는 것이고, 교육방송 라디오에서 요일별로, 학년별로 정해진 시간대에 설명을 해 주기 때문에 방송만 잘 따라하면 무리없이 해 낼 수 있는 숙제였다. 또 일기쓰기 숙제가 있었다.
종현이가 '탐구생활'을 안 가져왔길래 요즘에는 방학숙제가 없어진 줄 알았다. 그런데 2주 정도 지난 뒤 알고 보니 탐구생활만 없을뿐 숙제는 있었다. 개학하면 '독서골든벨' 한다고 권장도서 읽기, 그리고 (1주일에 5번) 일기쓰기 숙제가 있었다.
3.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숙제 몰아서 하기
위에서 탐구생활 숙제가 라디오 방송만 잘 듣고 따라하면 된다고 쓰긴 했지만 방송을 제대로 듣고 따라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방학 초반에 미리 해 놓고 놀겠다고 (쉬운 것부터) 며칠 몰아서 하다가 많이 한 것 같으니 좀 쉬자며 개학때까지 쉬어버리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래서 개학 2-3일 전은 탐구생활과 일기쓰기와의 전쟁이었다. 탐구생활은 오리고 붙이고 하면서 그럭저럭 해낼 수 있었지만 일기쓰기는 이미 잊혀진 날들의 기억들을 끄집어 내느라 고생이었다. 날씨는 일기를 틈틈히 꾸준하게 쓰던 누나나 친구들 것을 참고하지만 일기 내용은 베낄 수가 없으니 '창작의 고민'이 많았다.
숙제가 없는 줄 알았던 종현이도 어쩔 수 없이 방학숙제 몰아치기를 하였다. 10권의 권장도서를 여러 도서관에서 대출해 와서는 몰아서 읽었다. 아직 한글책 읽기가 빠르지 않은 종현이기에 글자가 많은 책을 짜증을 내며 힘들어 해서 주로 엄마가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활용했다. 또 일기는 숙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는 꾸준하게 (때로는 몰아서) 시키기는 했는데도 개학전날 보니 날짜를 기록 안하고 내용만 쓴 게 많았고, 며칠 부족했다.
다시 30년이 흐른 후 종현이 다음 세대의 겨울방학 때 (방학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종현이도 자기 어렸을 때는 어땠는데 자기 자식 세대는 어떻다고 하고 있지는 않을지 미리 궁금해진다. (그 때도 숙제 몰아서 하기는 변하지 않고 있을까?)
1. 방학 때 놀이
내가 자라난 곳은 '호반의 도시' 춘천이다. 집에서 나가면 소양강 본류로 흘러드는 샛강이 있었다. (지금은 소양강도 여기저기 개발로 많이 매립이 되었다. 지금의 공지천 공원도 전국단위의 스케이트 경기가 열리던 소양강의 일부였다.) 그래서 그곳은 겨울방학 때면 우리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엄마를 졸라서 새로 산 스케이트를 뽐내기도 했고, 낡은 스케이트의 날만 떼내서 만든 썰매도 지치고,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도 즐거운 얼음축구를 즐겼고, 얼음이 조금 녹기 시작할 때쯤 당시 동네 형들은 강얼음을 톱으로 뗏목처럼 크게 썰어내서 '얼음배'를 타고 놀기도 했다. (물론 그러다 가끔 물에 빠지는 형들도 있었다.) 그 외에도 눈이오면 눈사람만들기와 눈싸움은 물론 '비료푸대 눈썰매'를 타며 즐겁게 놀았다. 그 긴 겨울방학동안 학교 갈일은 거의 없었다. 있었다면 눈이 왔을 때 학교운동장의 눈을 쓸어야 한다며 모였던 '조기청소'의 날 정도였다.
(얼음배 타기, 출처: http://blog.daum.net/binkond/15179802 )
30년이 지난 지금은 아이들이 방학을 했는데도 방과후수업이다 뭐다 해서 학교에 계속 나간다. (그렇지만 '조개탄 난로'의 추억은 없다.) 방과후 수업이 없으면 학원이나 지자체 문화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강좌를 들으러 다닌다. 종현이도 방학동안 영어학원은 빠지지 않고 계속 다녔던 것 같다. 눈썰매를 타려고 해도 눈썰매장을 가야하고, 스케이트를 하고 싶어도 차를 타고 스케이트장을 가야 한다. 놀이라고 해도 활동적인 놀이는 별로 없고 주로 TV로 만화보기,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기를 이용한 게임이 전부인 것 같다.
2. 방학숙제
우리 초등학교 때는 노란색 표지의 '탐구생활'이라는 방학숙제 종합 책자(모든 과목의 숙제가 포함되어 있음)가 있었다. 원칙적으로는 하루에 한 장 정도씩 하는 것이고, 교육방송 라디오에서 요일별로, 학년별로 정해진 시간대에 설명을 해 주기 때문에 방송만 잘 따라하면 무리없이 해 낼 수 있는 숙제였다. 또 일기쓰기 숙제가 있었다.
종현이가 '탐구생활'을 안 가져왔길래 요즘에는 방학숙제가 없어진 줄 알았다. 그런데 2주 정도 지난 뒤 알고 보니 탐구생활만 없을뿐 숙제는 있었다. 개학하면 '독서골든벨' 한다고 권장도서 읽기, 그리고 (1주일에 5번) 일기쓰기 숙제가 있었다.
3.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숙제 몰아서 하기
위에서 탐구생활 숙제가 라디오 방송만 잘 듣고 따라하면 된다고 쓰긴 했지만 방송을 제대로 듣고 따라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방학 초반에 미리 해 놓고 놀겠다고 (쉬운 것부터) 며칠 몰아서 하다가 많이 한 것 같으니 좀 쉬자며 개학때까지 쉬어버리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래서 개학 2-3일 전은 탐구생활과 일기쓰기와의 전쟁이었다. 탐구생활은 오리고 붙이고 하면서 그럭저럭 해낼 수 있었지만 일기쓰기는 이미 잊혀진 날들의 기억들을 끄집어 내느라 고생이었다. 날씨는 일기를 틈틈히 꾸준하게 쓰던 누나나 친구들 것을 참고하지만 일기 내용은 베낄 수가 없으니 '창작의 고민'이 많았다.
숙제가 없는 줄 알았던 종현이도 어쩔 수 없이 방학숙제 몰아치기를 하였다. 10권의 권장도서를 여러 도서관에서 대출해 와서는 몰아서 읽었다. 아직 한글책 읽기가 빠르지 않은 종현이기에 글자가 많은 책을 짜증을 내며 힘들어 해서 주로 엄마가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활용했다. 또 일기는 숙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는 꾸준하게 (때로는 몰아서) 시키기는 했는데도 개학전날 보니 날짜를 기록 안하고 내용만 쓴 게 많았고, 며칠 부족했다.
다시 30년이 흐른 후 종현이 다음 세대의 겨울방학 때 (방학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종현이도 자기 어렸을 때는 어땠는데 자기 자식 세대는 어떻다고 하고 있지는 않을지 미리 궁금해진다. (그 때도 숙제 몰아서 하기는 변하지 않고 있을까?)
덧붙임)
어린 시절 나의 방학일기 몰아쓰기 수법은 방법은 '장래 희망 바꾸기'였다. 예를 들면, TV에서 축구경기가 있던 날은 "오늘은 TV에서 우리나라 축구경기를 보았다. 이겨서 기분이 좋았다. 나도 커서 축구선수가 되어야겠다." 라고 쓴다. 그리고, 여기서 날짜를 바꿔가며 '축구'만 '권투', '야구' 등으로 계속 바꿔서 썼다. (사랑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꿈도 변한다. ^^;)
또 관찰일기 숙제가 있었는데 나는 '나'를 관찰한다는 핑계로 나의 체력측정결과(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를 기록하였다. 물론 하루도 윗몸일으키기나 팔굽혀펴기를 해 본 적은 없었다. 그냥 숫자만 매일 조금씩 들쑥날쑥하면서도 비슷하게 바뀔 뿐이었다. (당시 혼날 것을 각오했는데 선생님이 아시면서도 속아 주셨는지 주제가 참신하다며 그냥 넘어가셨다.)
어린 시절 나의 방학일기 몰아쓰기 수법은 방법은 '장래 희망 바꾸기'였다. 예를 들면, TV에서 축구경기가 있던 날은 "오늘은 TV에서 우리나라 축구경기를 보았다. 이겨서 기분이 좋았다. 나도 커서 축구선수가 되어야겠다." 라고 쓴다. 그리고, 여기서 날짜를 바꿔가며 '축구'만 '권투', '야구' 등으로 계속 바꿔서 썼다. (사랑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꿈도 변한다. ^^;)
또 관찰일기 숙제가 있었는데 나는 '나'를 관찰한다는 핑계로 나의 체력측정결과(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를 기록하였다. 물론 하루도 윗몸일으키기나 팔굽혀펴기를 해 본 적은 없었다. 그냥 숫자만 매일 조금씩 들쑥날쑥하면서도 비슷하게 바뀔 뿐이었다. (당시 혼날 것을 각오했는데 선생님이 아시면서도 속아 주셨는지 주제가 참신하다며 그냥 넘어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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