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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러기 아빠'에 대한 짧은 생각

오늘 뉴스에 '기러기 아빠'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생각난 김에 몇 자 적어보려 한다.
(관련기사:  동아일보, '기러기 아빠 실태')

여기서 살다보니 '기러기 가족'을 만날 기회가 가끔 있다. 아빠 혼자서 한국에 있고 엄마와 아이들은 여기서 살고 있다. 아빠는 한국에서 부지런히 돈벌어서 소득의 대부분을 혹은 그 이상을 매달 송금해야 하고, 1년에 1~2번 휴가철에나 가족을 방문한다.

아빠들은 한국에 있는 관계로 '기러기 아빠'를 직접 만날 기회는 별로 없었지만 그들의 어려움과 외로움,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가끔 뉴스에도 나오지만 기러기 아빠가 오죽했으면 자살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기본적으로 나는 '기러기 아빠' 혹은 '기러기 가족'에 대해 반대한다. 늙은이 같은 소리일진 몰라도 가족은 어찌됐던 같이 살아야 한다. '주말부부'도 힘든데 1년에 기껏해야 한 두 번 만날 수 있는 가족이라면 그게 어찌 가족인가, 손님관계지.

실제로 여기서 살고 있는 아이들과 엄마들도 처음에는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점차 이 곳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1년에 한 두번 방문하게 되는 아빠는 그냥 손님같다고 생각한단다. 여기서 살면서 나름대로 생활패턴이 정해져 있는데 아빠가 오면 자기들의 생활패턴을 바꿔  아빠위주로 (손님이 오면 손님 위주로 바뀌듯..) 바꿔야 하는데 가끔은 그것도 싫단다.

그렇게 오래 떨어져 살면서 아이들과 '정'을 나눌 수 없는 아빠는 아이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인식될까 궁금하다. 엄마 혼자서 점점 커가는 아이들 다루기도 힘든데 그저 '아이들 영어는 해결되겠지' 하는 생각에 기러기 가족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반대하고 싶다. 가끔 주변에서 '기러기 아빠'를 해보려고 비용 등을 묻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보라고 답변한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기러기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참 서글프다. (경제규모 세계 10위의 나라가 미국때문에, 아니 영어때문에 그렇게 목매고 살아야 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