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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영어이야기

한국어와 영어, 누가 이길까?

두 가지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사람을 우리는 '바이링구얼(Bi-lingual)'이라고 부른다.  세 나라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은 '트라이링구얼(Tri-lingual)'이라고 한다.
그럼, 다른 나라 말은 모르고 (관심도 없고) 오로지 자기네 나라말 한 가지만 사용하는 사람은 뭐라고 부를까?

정답은 'American' 이다. (마우스로 긁으세요.)

누군가에게 들었던 유머가 생각나서 적었다. 이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공감이 많이 갔다. (미국영화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면 주인공은 오지에 가서 영어만 써도 원주민들이 영어를 이해한다. 심지어는 외계인들도 영어를 이해하고 영어로 이야기하니까.. 영화 '터미널'에서 톰 행크스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는데 공항에서 얼마 지내며 나중엔 영어를 너무 잘 하게 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설정도 있다. (몇 달만에 영어를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있는데 몇 년씩 영어를 배우고 미국에서 살고 있는 나는 뭐지?)

실제로도 영어가 점차 세상을 지배하는 것 같다. 오늘날 한국의 모습은 영어에 종속되어가는 느낌이다. 영어 유치원, 영어마을이 생겨나고 모든 입사시험에는 영어성적을 내야하고(영어를 전혀 쓸 일이 없는 사람도 있을텐데 왜 그들에게 영어 성적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고시생들도 토플이나 토익 점수를 요구하는 것 같고...

오늘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는 곧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는 의미다.)
영어를 전혀 모르는 한국사람과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미국사람을 한 사람씩 뽑아서 같이 살게 하면 누가 상대방의 언어를 먼저 배우게 될까?

동등한 조건에서 실험을 해야 할텐데 영어를 전혀 모르는 한국 사람 찾기가 우선 어려울 것 같다. 또 그들의 생활환경이 영어권이냐 한국어권이냐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질 것이므로 그 환경을 만드는 일도 어려울 것 같다. 무인도에 두 사람만 있다고 가정하면 될까?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한국어만 쓸 줄 아는 아이와 영어만 사용하는 아이를 데려다 매일 같이 놀게 해 주고 저녁에는 다시 자기네 집으로 가서 생활하게 한다(집에서는 물론 상대언어를 접할 수 없는 환경이어야 한다).

이 때도 과연 영어가 한국어를 이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