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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종현, 재활용품 팔아 첫 수입(?) 올리다 : $5.25

어제 종현이와 그동안 모아두었던 플라스틱 생수병, 맥주병 등을 가지고 동네 앞의 몰에 있는 슈퍼마켓(Albertson's)에 가서 돈으로 바꾸기로 하였다.[각주:1] 그동안 빈 병이나 캔들을 재활용품 수거함에만 넣어봤지 직접 돈으로 바꾸러 가기는 처음이었다.[각주:2] 돈이 많아서 안한 것이 아니라 자주 가기 귀찮으니 한참 모았다 가야 하는데 모으는 것 자체가 귀찮고 좁은 집에 모아둘 곳도 없다 보니 그냥 바로바로 재활용품 통에 넣어왔다.[각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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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분류 기계 (출처: 구글 검색)

이전에 몇 번 사람들이 재활용품을 가져와 자동처리 기계에 넣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는지 종현이가 신나하며 재활용품들을 챙긴다. 가게앞에 있는 재활용품 자동처리 기계에다 빈 병들을 하나씩 넣으면 바코드를 읽는 것인지 무게로 분류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자동으로 분류를 한다. 또 규격(?) 사이즈가 아닌 것은 토해낸다. 기계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을 다 처리하고 영수증을 발급받아서 고객센터로 가면 돈으로 바꾸어 준다. 또 기계가 토해낸 것은 따로 세서 주니 합쳐서 돈을 준다. 총 $5.25을 받았다 (5불짜리 지폐 하나, 쿼터 동전 하나).

어떡할까 하다가 그냥 종현이에게 주었다. 아직 돈의 가치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지는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좋은 교육이 될까 싶어서였다. 돈이 있으면 뭔가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눈이 둥그래지며 좋아한다. 뭐 하고 싶은 것 없냐니까 막상 생각이 나지 않는지 대답을 못한다. (벌써 그 돈이 얼마나 작은(?) 돈인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러다 'DVD 빌려볼까'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월요일에는최신 영화 DVD도 하나에 99센트씩에 빌릴 수 있다.

그리고 저녁에 온 가족이 마켓에 장을 보러 갔는데 간 김에 저녁도 먹고 오려고 했다. 종현이에게 농담삼아 오늘 돈 벌었으니 밥 사달고 하니 돈 안 가져 왔다며 (정말 사주고 싶은데 돈을 안 가져와서 아쉽다는 듯)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속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종현이는 아직 1불밖에 안 썼다. (세금까지 포함하면 정확히 1불 7센트인데 계산의 편리를 위해 엄마가 7센트는 내줬다.)  이제 남은 $4.25센트를 어디에 쓸 지 지켜봐야 겠다. (헌금도 해야 한다고 가르쳤는데 과연 주일날 헌금을 하게 될지도 두고 봐야겠다.)

그나저나 종현이가 돈을 벌 수 있으려면 재활용품을 많이 모아야 하는데 얼마나 많이 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예전같으면 집에서 가끔 사람들과 술도 좀  마시고 했으니 하루밤에도 빈 병이나 캔이 한 박스 정도(24개 혹은 36개)는 나올텐데 이제는 술을 (거의) 안 마시는 관계로 생수병만 모아야 하는데 그렇게 금방 모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재활용품 처리하러 가는 날은 종현이에게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
  1. 한국에서처럼 플라스틱 물병이나 주스병, 맥주병(캔)이나 음료수 캔등은  CRV (California Redeemtion Value or Calironia Refund Value)라고 하여 사이즈에 따라 5센트에서 10센트의 '공병 값'을 물건 살 때 지불해야 한다. 빈 병이나 캔을 가져가면 이를 돌려받는 것이다. [본문으로]
  2. 몇몇 중국인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진 빈 병이나 캔을 뒤져서, 또 재활용품 함에 있는 빈 병이나 캔을 가져다가 돈으로 바꾸는 것을 업(?)으로 하신다. [본문으로]
  3. 미국에서 더 오래 살기를 원하는 아이들 엄마지만 미국생활에 대한 불만도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한국에서처럼 쓰레기 재활용을 안한다는 것과 일회용품을 너무 남발하면서 쓴다는 것이다. 덕분에 쓰레기나 재활용품이나 따로 구분 안하고 (모두) 버릴 수 있어서 설겆이 걱정도 없어서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