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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주은이 울음소리, 경찰을 부르다.

오늘 아침 우유가 떨어졌길래 우유사러 나갔다 오니 주은이가 소리를 지르며 울고 있었다. 아이들 엄마에게 물어보니 아이들 먹는 비타민이 있는데 오빠가 먼저 먹었다고 그 소리를 지르고 울고 있는 것이란다. 어이가 없어 피식 웃음도 나오고 늘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는 아이라 그냥 놔 두었는데도 그칠 기미가 안 보인다 (주은이는 한 번 울면 정말 시끄럽게 운다. 동영상 링크). 기저귀 갈자고 안방에 데리고 갔는데 싫다고 뿌리치며 또 울어제낀다.  얼르고 달래다 기저귀도 못갈고 종현이 스쿨버스 탈 시간이 되어서 데리고 나왔다.

좀 기다리는데 경찰차 한 대가 지나간다. 스쿨버스의 정지신호를 무시하는 차량을 단속하러 왔나보다 했는데 그냥 지나간다.[각주:1] 종현이를 버스에 태워보내고 집으로 오는데 우리아파트 앞의 주차장쪽에서 경찰차가 나온다.

집에 도착하니 아내가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경찰차 봤냐고 묻는다. 봤다니 그 차에 탔던 경찰이 우리 집에 찾아왔단다. 아이가 운다는 신고를 받았다고..혹시 아이를 때려서 우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러 왔다고...아내가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아이를 봐도 되냐며 물어서 즐겨보는 비디오에 빠져있는 아이를 보여줬더니 경찰이 '하이!' 하고 인사했더니 주은이는 한 번 고개를 돌리더니 다시 보던 비디오 화면으로 눈을 돌려 본척 만척 하였단다. 결국 경찰은 그냥 돌아갔다.  내 생각엔 아이가 없는 이웃집 백인이 신고를 한 것 같다. 그 집에도 얼른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아이들이 좀 울어도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밤늦게 술먹고 시끄럽게 놀다 혹은 아이가 너무 시끄럽게 울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우리가 그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의문화차이로 인해 한국식(?)으로 아이를 몇 대 때리던 부모가 이웃의 신고로 (혹은 자녀의 신고로) 경찰에 잡혀갔다는 신문기사를 봤던 기억이 새롭게 났다.  참 어이없어하면서 '오버'가 심한 나라라는 것은 느꼈지만 그냥 무서운 나라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또 하나의 한국과 미국의 다른 문화를 체험하게 되었고 주은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지 고민도 되는 아침이었다.

  1. 아이들이 내리고 탈 때  스쿨버스는 옆으로 정지신호판을 펼치고 이 때는 어떤 차도 스쿨버스를 통과할 수 없다. 그냥 통과했다 티켓을 받으면 기본이 350불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