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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일부터 15일까지 2주동안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입양인들의 한국방문기간동안 그들 중 한 명에게 홈스테이(Homestay)를 제공할 기회가 있었다. 2주동안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중 며칠은 입양인들끼리의 수련회도 있었고 자유시간에는 다른 곳에서 자고 오기도 해서 우리집에서 같이 있었던 기간이 10일도 안된다), 그동안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던 입양인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이를 나눠보고자 한다.

다른 사람들은 해외 입양인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나는 해외 입양을 하면 외국의 좋은 환경과 훌륭한 양부모 밑에서 교육도 잘 받고 지내다가 어른이 되면 그들 중 일부는 자신의 뿌리를 찾고자 모국을 방문하고 친부모와 고향을 찾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직접 입양인들과의 만남을 갖게 되면서 그러한 고정관념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다.

자신이 태어난 조국을 떠나 모든 것이 낯선 다른 나라로 입양되어 피부색이 다른 부모 밑에서 자란다는 것, 그 과정에 느끼게 되는 정체성의 혼란 자체가 그들에게는 참 극복하기 힘든 삶의 과제인 것이다. 더군다나 입양부모들 마저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 심지어는 그들로부터 물리적, 정신적 학대를 받으며 자라나기도 한단다.

물론, 정말 사랑많고 경제력 있는 양부모에게 입양되어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는 입양인들도 많긴 하겠지만(그렇게 믿고 싶다), 이번에 모국을 찾은 입양인들 중에는 정말 가슴아픈 사연도 많이 있었다. 이번에 온 한 자매는 남동생과 같은 집으로 입양되었었는데 남동생이 양부모로부터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끝내는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는 슬픈 사연을 나누기도 했다.

우리집에 머물렀던 친구도 정말 어쩌면 삶이 저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든 시절들을 보냈다. 어렸을 때  아버지의 죽음과 집안 형편상 미국으로 입양보내졌는데 그나마 다행히도 4남매가 모두 한 집으로 입양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도 전에 입양부모의 학대가 시작되었고, 그러다 그녀는 12살때 집에서 쫓겨나 노숙자의 삶을 살기도 했단다. 그 이후 영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미국의 정말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 그녀는 몇 번에 걸쳐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고, 마약을 사고팔다 붙잡혀 교도소에 수감되기도 했었단다.

이제 26살인 그녀가 이처럼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오면서 한편으로는 "왜 하나님은 나에게 이런 삶을 살게 하셨을까?" 원망도  많이 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이재저래 많은 죄를 짓고 살아온 내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미네소타에 있는 한국 입양인 선교센터를 통해 한국을 방문할 기회를 얻었고, 어느 정도 내적치유(inner healing)의 시간이 되었다고 하니 감사하다.  (그녀는 숨기고 싶었을지도 모를 자신의 과거를 사실대로 이야기하면서 "Amazing Grace"라는 노래가 자신을 위해 지어진 것 같다고도 말했다.)

또 이번에 한국에 와서 생모와 삼촌들과의 만남도 가질 수 있었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바로 전날 밤에는 진주에 사시는 그녀의 어머니가 우리집으로 찾아오셔서 다시 먼 길을 떠나는 딸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며, 또 다시 헤어짐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녀의 어머니 역시 자식들을 입양보낸 후 지난 20여년 동안 결코 평탄치 않은 삶을 사셨고, 지금도 어려운 경제형편에 단칸방에서 쓸쓸히 혼자서 살고 계신다.)

그래도 이번 한국 여행이 그녀에게 내적치유의 시작이고 더 이상 상처받지 않는 온전한 사람으로 변화하는 시작이라고 했다. 삶의 방향과 목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또 이제 그녀에게는 꿈이 있다. 미국에 돌아가 못했던 공부를 좀 더 해서 한국으로 돌아와 영어를 가르치면서 그녀를 낳아준 어머니와 다시 살고 싶다고 한다.

(한국방문기간의 마지막날 밤 환송)


그들의 간증을 들으며 그들에 대한 고정관념, 혹은 무관심이 참 미안했다. 아무쪼록 그녀의 꿈이 이루어져서 웃음과 기쁨보다는 눈물과 아픔이 많았을 그동안의 삶이 건강하고 밝은 웃음 속에서 행복으로 열매맺길 기도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이웃 블로거님들도 그녀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링크: 한국 입양인 선교센터 (http://www.kamcenter.org/)

덧붙임1)
영화 '국가대표'에도 입양인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제작사에서 DVD를 만들 때 입양인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영어자막을 넣어주면 좋겠다. (미국에만 15만의 한국입양인들이 있다고 한다.)

덧붙임2)
생각해 보니, 이번 입양인들과의 만남 이전에 나에게는 입양인과의 만남이 두 번 정도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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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jaden.tistory.com BlogIcon 에젤 2009.08.22 1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런 가슴아픈 얘기들..좀 들었는데 남의 일 같지 않아요.
    가끔 동네에서 미국부모가 동양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괜히 쳐다보게 되기도..

    • Favicon of http://cyjn.com BlogIcon CeeKay 2009.08.25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이 기회에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또 저희 집에 묶었던 친구가 이번 영적여행을 통해 조금은 치유받은 듯 하고, 이제는 예수님을 가슴으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참 감사합니다. 미국에서도 계속 성장하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lalawin.com BlogIcon 라라윈 2009.08.26 2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막연하게...
    해외로 입양되시면, 그래도 부모를 만나기에 더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만도 아닌가 봐요.....ㅜㅜ
    그 분들이 한국 부모로 부터의 상처, 해외에서의 상처, 다시 한국에서 부모를 찾을 때의 상처 등으로..
    겹겹이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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