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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vs 미국사회

한국에서 살려면 익숙해져야 하는 소음 두 가지

예전에 미국에서 살려면 세 가지 소음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경찰/소방차 사이렌 소리, 자동차 알람 소리, 낙엽 청소기(Leaf Blower) 소리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그 이야기를 썼던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온 지 10개월 정도가 되어간다. 미국에서 생각했던 소음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어진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우리나라 경찰, 소방관들이 일 안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특히, 서울)에 살려면 다음 두 가지 소리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1. 자동차 경적(honk) 소리
내가 살았던 미국 도시가 대도시가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운전 중에 자동차 경적 소리를 들어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반면, 지난 10개월동안 한국에서 들었던 자동차 경적소리는 6년간의 미국생활 동안 들었던 자동차 경적소리를 모두 합한 숫자보다도 훨씬 많은 것 같다.  (물론 내가 들었던 경적 소리에는 내가 울린 경적소리도 몇 번 포함된다.^^;)

우리나라 사람들 성격 급한 것이야 세계적으로 알려졌지만, 성격 급한 운전자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정지신호에서 대기하다 신호가 바뀌자 마자 '빵빵~' 거린다. 그것도 맨 앞 차의 바로 뒤도 아닌 두 세 번째 뒤의 차들이 말이다. 또 횡단보도 앞에서 보행 신호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들 없으니 빨리 가라고 '빵빵~'대는 차들도 많다. (신호대기중인 내 뒤에서는 아무리 빨리 가라고 빵빵대도 소용없으니 기다리시길....)

무엇보다 제일 듣기 싫은 소리는 자신이 신호위반하고 진행하면서 '빵빵!'거리는 차들의 경적소리다. 자동차 경적의 용도가 위험을 경고하는 것일텐데, 이런 차들은 오히려 자동차 경적을 '죽고싶지 않으면 비켜!'라고 위협이나 협박용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경적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시간에 쫓기고 마음이 급해지면서 다른 운전자에게 양보할 여유를 못 갖기 때문인 것 같다. 나 자신부터라도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운전하며 자동차 경적으로 인한 소음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겠다. (다른 운전자들의 동참도 환영합니다. ^^)

2. 청소년들의 지나친 욕설
길거리에서 혹은 가끔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뒷자리에 앉아 있는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듣게 되는데, 대화 중간중간 습관처럼 내뱉는 그들의 욕설이 너무 귀에 거슬린다. 요즘 청소년들은 그게 욕인지도 모르고 거의 부사 내지는 감탄사 수준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외출하다 청소년들의 욕설섞인 대화를 듣게되면 혹시라도 나중에 종현이나 주은이가 따라할까 봐 겁나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사실 요즘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이 그렇게 된 것은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지난 번에 아이들과 함께 외식하러 치킨집에 갔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아저씨들이 아이들 귀엽고 이쁘다며 드시던 안주거리도 내 주신다. 그런데 조금 있다 그 분들끼리 대화하는데 시내버스 뒷자리에 앉은 청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거친 표현들을 입에 달고 계신다. 종현이와 주은이를 힐끔거리며 조심해야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입을 통해서 나오는 표현은 변화가 없다. 결국 우리가 서둘러 먹고 나와야 했던, 약간은 불쾌했던 외식시간이었다.

사실 방송, 영화는 물론 절대 아이들에게 본이 될 수 없는 정치인들부터 그 모양이니 청소년들의 거친 언어생활을 누구 탓으로 돌리기는 힘들다. (관련글: 아이들의 거친 말과 행동, 누구 탓일까?)

아무튼, 글 제목을 '소음'이라고 단 것은 그만큼 너무 자주 듣게 된다는 의미인데, 앞으로는 좀 덜 듣고 싶다.

덧붙임)
위의 두 가지 소음외에 요즘에는 '말은 잘 하지만' 진정성이 없는 우리나라 제일 높은 양반의 정책과 발언들이 소음까지는 아니지만 마음으로부터 동의가 안되다 보니 별로 귀기울여 듣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