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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MB 정부의 '속도전', 더 조심해야 한다.

MB정부가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속에서 '삽질경제'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SOC사업에 돈을 쏟아부을 기세다. 더군다나 이른바 '속도전'이라는 이름하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빨리빨리'를 외치고 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는 정부의 SOC사업에 대한 예상효과를 그냥 정부의 발표내용을 '받아쓰는' 수준으로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SOC사업의 고용유발 및 생산유발 효과(다소 과장되었을지는 모르지만)를 인정한다고 해도 MB정부가 경제위기 돌파를 핑계로 진행하고자 하는 정부예산 집행의 '속도전'은 경계를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1. '속도전' 뒤에 감추어진 탈법의 가능성
MB정부는 틈날때마다 준법정신과 법치주의의 확립을 강조하였다. 심지어는 자신을 '도덕적 약점이 없이 출발한 정권'이라고 자신있게 말하였다. 그런 정부가 일부 탈법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것이 '속도전'이다. MB정부처럼 일단 밀어붙이고 보는 스타일은 대규모 사업비가 소요되는 SOC사업집행에서 거쳐야 할 예비타당성조사와 타당성 조사를 생략하려고 할지 모른다. (그럴거면 애초에 '준법'을 강조하지 말던지....)

참고) 예비타당성조사의 법적 근거
현행 예산회계법시행령 제9조의 2: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인 공공건설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하여 타당성이 검증된 경우에 한하여 타당성조사·기본설계비→실시설계비→보상비→공사비의 순서로 예산을 반영하되, 원칙적으로 각 단계가 종료된 후에 다음 단계의 예산을 단계적으로 반영하도록 규정"
(출처: 한국개발원(KDI)

2. '속도전'은 과정보다는 결과만 중시한다.
'속도전'은 말 그대로 목표와 목표 달성시기를 정해놓고 앞만 보고 가자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부작용쯤은 무시하자는 말처럼 된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MB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일부 불법, 탈법의 사례가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었으니 괜찮다는 논리를 계속해서 우리 자녀들에게도 교육시킬 생각이 아니라면 과정 역시 중요시 해야 한다.

MB가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청계천 사업만 하더라도 MB자신은 부도덕한 일을 안 저질렀을지 모르지만 그 주변에서 저지른 비리가 이미 드러났다. (그럼에도 MB는 최근에 그 비리의 당사자중 한 명을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하였다: "청계천 비리 양윤재씨 보은인사 논란" )

SOC사업은 대부분 건설사업이다. 건설사업은 그 구조상 '속도전'을 하다보면 사업 과정상에서 청계천 비리사건처럼 뇌물, 뒷돈(리베이트) 등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문제가 될 것이다. 스스로 '도덕적 약점이 없다'는 정부가  (지금은 숨겨진다고 해도 퇴임후 드러날) 과정상의 잘못들을 계속해서 저지르며 도덕적 약점을 스스로 만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3. '속도전' 속에 드러나기 힘든 '눈먼 돈'
오늘 신문을 보니 MB정부는 자칭 '녹색뉴딜'에 50조의 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2009년도 예산안(일반회계+특별회계)이  총 217조 5천억원이고 SOC예산이 24조 7천억원이라고하니 전체 예산의 11% 수준이 SOC예산이다. 또 여러해에 걸쳐저 집행되긴 하겠지만 4대강 정비사업에만 (대운하 사업과 비슷한) 14조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보도되었다.

그 어마어마한 정부예산 속에는 얼마일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눈먼 돈'이 들어 있다. 정부예산은 국민의 '혈세'다. 국민의 피와 땀이 헛되게 쓰이게 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먼 돈'이 생기지 않도록 예산 수립과 집행과정에서 엄밀한 계획과 검증이 필요하다. 그런데 '속도전'이 진행된다면 그 눈먼 돈은 제대로 드러나지도 않은 채 정보(혹은 권력)의 불균형때문에 어느새 대부분 가진 자들의 몫으로 챙겨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MB정부는 경제난국 돌파라는 미명하에 뻔히 예상되는 과정상의 부작용을 무시하면서까지 '속도전'을 펼쳐서는 안 될 것이다.

덧붙임)
글을 쓰면서 결국 '말은 잘해요' 혹은 '말 따로 행동 따로'의 MB정부한테 들리지도 않을 나 혼자만의 외침일텐데 '왜 이 글을 쓰고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