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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김치, 맛 없어도 버리고 그러지 말아라."

어제 저녁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형수가 김치 보냈다고 하는데 받았니?"
(지난 주말 우리 집에서 우리가 귀국한 후 처음으로 가족들에게 저녁도 살 겸 집들이도 할겸해서  가족 모임을 했었다. 어머니께서 오시는 길에 김치도 좀 싸가지고 가자고 하셨는데 형수님이 택배로 보내자고 하셨나 보다.)

"김치요? 지금 애들 엄마 없는데 아까 김치 받았다고 하는 것 같은데요?"
(종현엄마는 종현이 바이올린 연습하러 간다고 나가 있어서 내가 전화를 받았다.)

"김치, 맛 없어도 버리고 그러지 말아라."
"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요즘 어떤 며느리들은 시댁에서 김치해서 보내줬는데도 맛없다고 그냥 버린다고 하더라. 이 동네도 보니까 박스채 내다 버린 집도 있더라."
"어떻게 김치를 버려요? 애들 엄마는 워낙에 못 버리는 성격이고 김치 좋아하니까 걱정마세요."
"그래, 알았다. 맛 없어도 김치찌개라도 해 먹고 버리지 마."

통화를 끝내고 났는데 괜히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요즘 며느리들'의 행태가 내가 생각하기에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김치를 부치셨다는 것은 며느리들이 김장을 직접 돕지도 않았다는 소리인데 손수 담가서 보내주신 김치를 버리기까지 하다니....

물론 내가 직접 목격한 내용이 아니라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 젊은 세대들, 행여라도 우리 부모님들께서 사랑으로 보내주신 물품들 (꼭 김치가 아니더라도) 버리고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도 언젠가는 부모세대가 되고 며느리, 사위를 맞게 될텐데 같은 대우 받으면 눈물이 나도록 마음이 아플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