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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아이와 딱지치기를 하며...

종현이가 한국생활에서 가장 빠르게 적응을 한 것 중의 하나가 '딱지치기'이다. 처음에는 동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그냥 주변에서 쭈삣거리며 신기하게 쳐다 보던 정도였는데 이제는 딱지치기하자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다. 종현이가 아빠를 닮은 것일까? 나도 초등학교 1학년 즈음까지는 딱지치기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믿거나 말거나) 우리 동네 딱지치기 왕이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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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삣쭈삣 구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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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하고 싶다)


차이가 있다면 나는 직접 접어서 만든 네모난 딱지를 가지고 딱지치기를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냥 동그란 딱지를 가지고 딱지치기를 한다. (고무딱지라고 플라스틱 재질의 캐릭터들이 그려진 딱지로 하기도 한다.) 또 보통 남자 아이들만 네모난 딱지를 하던 동그란 종이 딱지를 가지고 놀고 여자 아이들은 딱지 대신 종이인형을 가지고 놀았던 것 같은데 요즘엔 종이인형이 없어져서인지 딱지치기에 남녀 구분이 없다. 또 아이들이 평소에는 자주 찾지도 않던 하나님도 딱지치기할 때는 종종 찾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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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중인 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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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안 넘어가게 해 주세요!)


네모난 딱지는 작은 딱지로도 큰 딱지를 딸 수 있다는 묘미가 있었는데 동그란 딱지는 같은 크기로 규격화 되어 있어 아무래도 작은 딱지가 큰 딱지를 따기는 힘들어 보인다. 또 요즘 딱지는 딱지 자체가 고급 재질의 딱딱한 종이에 만들어져서 작은 박스에 많아야 7-8장 정도 들어있다.  또 운이 좋으면 그 딱지들 중에 '왕딱지'랑 교환할 수 있는 스티커가 붙어있는 것도 있다. (왕딱지는 왕딱지끼리 치기를 하던지 작은 딱지 여러장 혹은 고무딱지랑 교환의 대상이 된다.)
종현이가 얼마 전 제일 큰 왕딱지를 받게 되었는데 그 큰 눈이 동그래지며 어찌나 좋아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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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딱지 때문에 행복해요.)


요즘 주은이와 아빠는 종현이의 딱지치기 훈련(?) 상대다. 주은이는 제 멋대로 규칙을 자기 좋게만 하기 때문에 종종 갈등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아쉬울 때는 주은이랑 하는 것도 재미있나 보다. 아빠가 왕년의 기술(?)을 전수해 주고 싶은데 생각만큼 실력발휘가 안된다. 그래도 아빠와의 훈련 덕분인지 요즘에는 다른 아이들과의 실전에서 따 가지고 오는 횟수가 조금씩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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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위바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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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힘차게 내려쳐야...)


가끔은 한 장씩 따야 하는 딱지치기가 지루해서 예전방식의 동그란 딱지 놀이(양손에 나눠 쥐고서 어느 손에 있는 딱지가 글자가 많은지, 숫자가 높은지, 별이 많은지 등으로 맞추어야 따갈 수 있는)를 가르쳐 줬는데도 별로 흥미를 갖지 못한다. 아직은 단순하게 팔운동 해가며 한 장씩 따는 정직한(?) 놀이가 재미있나 보다.

그나저나 (아이들이 게임할 때는 고난도 단계를 깨뜨릴 수 있는 아빠가 멋진 아빠라는데) 딱지치기를 좋아하는 종현이 또래의 아빠에게는 그저 딱지치기를 같이 해 주는 것만으로 '멋진 아빠'가 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