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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미국을 떠나면 그리울 것들

가끔은 내가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중간에 이만 포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지난 6년의 미국 유학생활이 아주 힘들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서 기쁘다기 보다는 정들었던 얼바인(Irvine)을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학생신분이었던 지난 기간 당연히 경제적으로 풍요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주 궁핍하지도 않게 어린 아이들과 더불어 참 평안한 했었던 것 같아 감사하다.

한국으로 가면 가끔씩 (혹은 자주) 미국의 것들이 그리워질지도 모르겠다. 아내가 이미 한국에 들어간 다른 가족들과 얘기하다 보면 아줌마들은 발품팔면서 아이들 브랜드 옷을 싸게 살 수 있는 마샬(Marshalls)TJ Maxx가 제일 그립단다.

나는 쇼핑에 별 취미도 관심이 없으므로 그런 것은 잘 모르겠고 내가 그리워 할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니 몇 가지 있긴 있다.

- 1달러 극장
한국이나 여기나 돈 천원(=1달러)로 할 수 있는 일이 몇 가지 없는데 그래도 경제적 부담없이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아이들과 1달러 극장을 찾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1달러였는데 요즘에는 1달러 50센트로 올랐다.) 아주 최신 개봉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교적 최신 영화를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아쉬울 것 같다.
(요즘에는 무조건 하루에 1달러의 렌트비를 받는 Redbox를 이용하기도 한다.)

- 인앤아웃 (In-N-Out) 햄버거
군생활동안 햄버거를 충분히 많이 먹어서인지 제대 후에는 햄버거를 그리 즐기지 않았었는데 미국와서 다시 햄버거를 제법 많이 먹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싸고 맛있는 햄버거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또 메뉴가 간단해서 주문하기도 편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던 시기에 "미국에도 맛집이 있다"는 제목으로 인앤아웃 버거를 소개했다 많은 방문을 받아서 즐거웠던 기억도 있다.)

- 공원 잔디와 피크닉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살게 되면 공원이 부족한 것이 당연하지만, 넓은 땅에그리 많지 않은 인구가 (물론 캘리포니아는 인구가 많긴 하지만) 살고 있는 미국에서는 어디서나 푸르름(Green)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막같은 이곳  지역은 도시계획과 개발과정에서 공원 조성할 때 나무며 잔디를 직접 심어서 조성했다고 들었다.) 콘크리트 인도 옆으로는 보도와 나란히 잔디가 심겨져 있고,아파트 혹은 주택 단지마다  크고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피크닉도 가끔씩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넓은 잔디밭에서 아이들과 뛰놀며 먹고 즐기는 (술은 못 마시게 되어 있음) 그 시간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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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Mason Regional Park)                   (2008년 6월: Yosemite National Park)

- 수영장
얼마 전까지 아이들과 매일 저녁 찾던 수영장 시간 역시 많이 그리울 것 같다. (관련글: 요즘 우리 가족의 작은 행복)  수영레슨에서 배운 것을 아빠와 놀고 즐기면서 다시 익하던 종현이도 많이 아쉬워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도 가끔은 수영장을 찾겠지만 우리 가족만의 공간이다 싶을 시간이 있을까?

- 가족시간
뭐니뭐니 해도 미국에 있는 동안에는 정말 우리 가족 4명이서 함께 한 시간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시간들이 많이 그리워질 것 같다. 바쁜 한국 생활 속에서, 또 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얼마나 "우리끼리"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새로운 귀국생활에 내 자신이나 아이들에게 좋게 받아 들여질 것들도 많이 있을 것 같다. 그것도 한 번 정리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