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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 갈까?" - 이사할 때의 고민

이 달 말로 지금 살고 있는 학생아파트에서 나가야 한다. 그래서 요즘 우리 집은 이삿짐 정리하느라 정말이지 폭탄맞은 집처럼 여기저기 책, 아이들 장난감, 빈 박스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이 와중에도 아이들은 박스에 정리해서 넣어 놓았던 장난감 꺼내서 놀고는 다시 정리할 생각을 안 한다.)

지난 6년간의 유학생활동안 식구도 늘었고 짐들도  정말 많이 늘었다. 유학초기 생활용품 마련한다고 거라지 세일(Garage Sale) 다니면서 모은 살림살이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물려 받은 아이들 옷 가지, 책, 장난감 들로 차고 넘친다. 중간중간 버릴 것 버리고, 다른 사람 줄 것 주면서 짐을 관리해 왔다면 좀 수월할텐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이제서야 고생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우리가 한국으로 가게 될지, 미국 잔류가 될 지 결정이 안 났다는 것이다. (다음 주 중으로 날 것 같다.) 한국행으로 결정이 난다면 많은 것들을 무빙세일(moving sale)을 통해 팔거나, 다른 유학생 주거나, 버리거나 해야 할 것이다. 미국 잔류로 결정이 난다면 처분하는 것보다는 새로 이사할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 더 많을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이삿짐을 잘 분류하고 정리를 해 놓아야 나중에 처분하거나 새 집에서 다시 정리하기가 편할텐데 아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뭘 잘 못 버리는 성격에 짐 정리도 어쩌다 몰아서 하는 약간은 게으른 성격이다 보니 이사짐 분류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

특히 아내가 얼마나 못 버리는 성격인지 예전에 쓴 적이 있지만, 자기 초등학교 때 학용품을 아깝다고 안 쓰고 아끼다가 종현이가 물려 받아서 쓸 정도이다. 또 이번에 영수증 모아 놓은 것을 정리하면서 보니 6년 전 외식 영수증까지 나온다. 그리고 이번에도 짐 정리하면서 내가 버리자고 (그나마 나는 버릴 때는 과감해진다) 내 놓는 것들은 다시 검열(?)을 받아야 한다.아내도 동의하면 버려지지만 아내의 눈에 여전히 아깝게 여겨지면 목숨(?)만은 살려준다. ^^;

또 이삿짐 분류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냥 버리자니 아깝고 (환경적으로도 마구 버리기에는 미안하고), 재활용 하자니 (장난감의 경우) 짝이 안 맞고 해서 계속 다른 짐 정리하다가 짝이 나오면 짝을 맞추고 하다 보니 오래 걸린다. (누군가에게 그냥 주더라도 제대로 갖춰서 쓸만한 것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짝을 맞추고 있다.) 아이들이 조각 그림퍼즐 (Jigsaw puzzle)을 좋아하는데 조각 한 두개가 없는 퍼즐이 있었는데 이번에 짐 정리하면서 찾게된 경우도 있다. (원래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 덕분이라고나 할까?)

이제 책이며 아이들 장난감만 겨우 정리해 가고 있는데, 옷가지와 부엌 살림은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걱정이 된다. 이럴 때는 집을 통째로 가지고 이사하는 달팽이가 부럽다. (우리 집이 있다면 이렇게 이사 안해도 될텐데....^^) 이사, 정말 귀찮고 힘든 작업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달팽이 가족의 이사)


* 이삿짐 정리의 지혜가 있으시면 좀 나눠 주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