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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생활 이야기

하나님께서 쓰실 이력서

기나긴 여름방학이 시작된 지금, 학업을 마친 졸업생들에게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시작을 했거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길었던(?) 유학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취업준비중에 있다. 취업준비를 하면서 보니 회사(기관)마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이력서(resume)와 자기 소개서다.
학생들의 취업상담 및 조언을 해 주는 Career center에서는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잘 써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고 있으며 취업준비생들은 그 가르침을 바탕으로 어떻게 자신을 잘 '포장'할 것인가에 큰 비중을 둔다. 나도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혹은 인터뷰 준비를 하면서 (거짓은 아니지만) 별 것도 아닌 것을 마치 대단한 것처럼, 단점도 나쁜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장점인 것처럼 바꾸어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본다.

유학생이라는 신분상의 제약으로 원하는 곳에 마음대로 지원할 수도 없고, 물론 실력탓이겠지만 이력서를 낸 수에 비해 형편없이 적은 인터뷰의 기회를 경험하며 미국에서의 취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체험하다 보니 계속해서 스스로 나 자신을 뭔가 '있어 보이게' 만드는 일에 열심이다.  은근히 학력을 내세우기도 하고, 보잘 것 없는 능력도 대단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평범했던 업무경력도 나였기에 가능했던 것처럼 포장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하나님께서는 어떠한 사람을 쓰실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 저를 써 주십시오' 라는 기도를 듣거나 스스로 하고 있는데,  과연 하나님께서는 어떠한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마음에 들어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 써 주시길 기도하면서 별 것도 아닌 나 자신을 열심히포장하며  거짓 이력서와 거짓 자기 소개서로 과장광고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부끄러워진다.

그러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하나님께 드릴 이력서에는 세상에서 중요시되는 학력도, 과거 경력도, 스스로 내세우고 싶은 기술도 그리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하나님께는 그저 '내 모습 이대로'  주님을 믿고 따르며 열심을 다 해 섬기겠다는 "믿음, 순종, 충성" 세 항목만으로도 충분한 이력서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