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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John's Story

아이에게 배우는 1일 자기평가 계획

종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읽기와 쓰기에 비중을 많이 두는 편 같다. 이제 1학년이다 보니 읽기와 쓰기에 비중을 두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매일 매일 책 한 권씩 읽기 숙제를 가져오고, 학교에서는 매일 저널(Journal: 그 날 주어진 주제에 대해 그림 그리고 글로 설명함)을 하며 그에 대한 선생님의 평가를 받는다.

다음 사진은 종현이가 매일 받아오는 쓰기 수업시간 평가서이다.  글씨를 얼마나 깨끗하게 쓰느냐 (neat handwriting), 대소문자의 구별 및 문장부호의 적절한 사용, 주제 및 문장의 구성, 형용사(adjective)의 사용빈도 및 단어의 선택 등이 평가기준이고 1점부터 4점까지로 점수가 부여된다. 종현이가 4+를 받아오는 날에는 자랑스레 이 쪽지를 보여주지만 가끔은 2, 3점대를 받아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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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의 종현이 저널 평가표)


(올 초부터인지 지난 달부터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이 평가방법을 종현이가 집에서 바이올린 연습할 때도 적용하기로 했다. 엄마와의 바이올린 연습이 끝날 때마다 엄마가 그 날의 연습태도 및 실수여부 등을 고려하여 1-4점까지의 점수를 부여하고, 종현이가 이의가 있으면 그 이유를 듣고 동의하면 그 점수를 달력에 그때그때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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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이의 바이올린 연습 평가표)


지난 2월 달력인데 연습 안 한 날도 제법 있고, 점수도 2- 부터 4++까지 다양하다. 예를 들면, 19일에는 2-이고 이유는 연습하면서 제대로 안하고 계속 '징징'댔기 때문이다. 11일에는 점수는 없고 "but I do a lot"이라고 항의(?)하고 있다.

그래도 4점이 10개가 되면 10불정도 가격선에서 종현이가 원하는 장난감이나 선물을 사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 평가시스템을 적용하기 잘했다는 생각이다. (이전에는 연습 한 번 할 때마다 아내가 종현이와 전쟁을 치렀다. 물론 지금도 가끔은 계속 그렇다.)

오늘은 문득 아이한테만 평가제도를 적용하는 '정당하지 못한' 아빠가 되지 말고 나도 스스로 하루를 마치면서 그 날을 평가하면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터넷으로 논문자료 검색한다고 하다가도 어느새 인터넷 신문과 블로그를 돌아다니고 있는 나를 보면서 시간관리(time management) 측면에서 자기평가제도를 도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그 날 해야 할 일과 1일 독서량 등의 나름대로의 목표를 설정하고, 아울러 인터넷 뉴스나 블로그 구독 시간의 제한, 검색자료의 체계적인 정리로 같은 자료를 찾기 위해 같은 곳을 자꾸 반복해서 방문하는 비효율성을 줄여나가며 하루를 마칠 때 그 날 하루의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였는지 평가하여야겠다. (보다 적극적으로 시간관리를 하고 싶다면 쉐아르님의 글에서 설명된 '시간가계부'를 적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안 될 것 같다.)

그리고 나도 4점이 10번 모이면 나도 나 스스로에게 작은 시상을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