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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CK's Story

뉴올리언즈(New Orleans) 다녀오다

지난 주말 뉴올리언즈(New Orleans, Lousiana)에 다녀왔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Katrina)가 도시전체를 물에 잠기게 만들었던 곳이다.  매년 초에 열리는 미국 경제학회 연차회의(AEA annual meeting)에 참석하는 학교, 연구원 등의 취업기관과의 면접때문에 다녀왔는데  다운타운에만 머물다 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카트리나(Katrina)의 흔적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인터넷으로 카트리나 당시의 뉴올리언즈 이미지를 검색해보니 내가 걸어다녔던 길이며 호텔들도 모두 물에 잠겼었던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카트리나 당시의 다운타운 거리,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그래도 2년만에 도시는 다시 제 모습을 찾아 안정을 되찾아 가는 것 같았다. 단지 도시가 좀 오래되었다는 느낌(그것이 물에 잠겼던 흔적 때문일지도 모르겠다)은 들었는데 사람들은 상당히 들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알고보니 오늘(01/07/2008) 저녁  미국 대학 미식축구 결승전의 하나인 BCS Championship에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 (LSU)가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면접차 들렀던 매리엇 호텔이 선수단 숙소인 것 같은데 선수들이 훈련을 나가는 시간대에 사람들이 몰려 환호하며 사진찍고 사인받느라 북적였다. 확실히 미식축구가 미국에서는 인기가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정상 뉴올리언즈의 다른 곳을 둘러볼 수는 없었지만 마지막날 밤에 같이 간 사람들과 시내구경을 잠시 하였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 있는 지역은 조용했는데 Bourbon Street을 갔었는데 인파가 굉장하였다. 오하이오 주립대학(OSU)이 상대팀인데 오하이오 사람들 혹은 주변지역에 사는 동문들까지 몰려 들었는지 게임은 오늘(월요일)인데 이미 며칠 전부터  길거리에서는 응원전이 시작된 것이다. 일방통행으로 차가 다니게끔 되어 있는 (그리 넓지 않은 1차선) 도로 같은데   이미 도로는 사람들로 꽉차서 경찰이 차량의 통행을 막고 중간중간 혹시 사고가 발생할까봐 배치되어 있었다. 미국와서 그렇게 사람많은 거리를 다녀본 것은 처음이었다.  (카메라가 없어서 사진은 못 찍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비슷한 분위기의 사진을 찾았다.)

ESPN Radio에서 찍은 Sugar Bowl 전날의 Bourbon Street
http://espnradio.espn.go.com/espnradio/story?storyId=1701650

그런데 그 거리를 벗어나면 또 조용하다는 것이 서울과의 차이인 것 같다. (한국의 모 목사는 카트리나가 '환락의 도시' 뉴올리언즈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했는데 그런 식으로 보면 길 하나가 아닌 도시 전체가 술집으로 덮여있는 '밤문화의 도시' 서울이 더 문제가 아닌가 싶다.)

술집과 식당 그리고 성인용 스트립바 같은 것이 늘어선 그 거리 속에서 술에 취해 혹은 분위기에 휩쓸려 소리지르며 춤추는 많은 인파를 보면서 이 사람들에게 뉴올리언즈는 카트리나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먹고 마시며 취하는 '즐기는 도시'로 기억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나중에  뉴올리언즈 하면 직접 겪지 못했던 카트리나 보다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Bourbon 거리의 이미지가 뉴올리언즈의 전부인양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덧붙임:
머물렀던 4일내내 양식으로만 먹었더니 계속 입이 텁텁하고 속이 느끼한 기분이었다.  역시 한국사람은 스테이크를 먹어도 김치와 먹어야 어울리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