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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주은이네 이야기/John's Story

종현, 영어책은 줄줄 읽으면서 한글책은 더듬더듬...

종현이가 미국 공교육 시스템에 의해 초등학교 교육을 받은지 1년 반 되었다. 집에서는 당연히 한국말만 사용하고 있으므로 영어의 말하기는 물론 읽기, 쓰기는 전적으로 학교에서 배우게 된다. 이전의 어린이 집에서도 알파벳만 겨우 떼고 초등학교 Kindergarten 학년에 입학하였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종현이의 읽기, 쓰기 능력이 참 많이 향상되었음을 느낀다. 물론 말(듣기, 말하기)이 먼저 되었으니까 읽기, 쓰기가 기본만 갖추게 되면 금방 속도가 붙어서 빨리 향상되겠지만 그 향상 속도가 제법 빠른 것 같다.

1학년 초인 지난 9월만 해도 그림 위주의 그림책도 더듬더듬 읽던 종현이였는데 이제는 그림은 4-5페이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이야기책 (chapter book)을 줄줄 읽어간다.
(08/22/2007: 몇 줄 안되는 글인데 더듬더듬 읽는다)

(12/10/2007: 그림 없는 챕터북을 쉽게 읽어내력 간다)

반면 종현이가 한국어를 잊지 않고 제대로 배웠으면 하는 생각에서 4살무렵부터 한글관련 비디오도 자주 보여주고 한글 낱말카드도 같이 보고, 한글학교도 보내고 했는데 한글실력은 마냥 더딘 것만 같다. 아무리 부모가 시킨다고 해도 학교선생님 같은 체계적이지도 못할 뿐더러 효과적이지도 못한 것 같다. 한글학교도 고작 1주일에 한 번, 두시간 정도 하니 아무래도 더디긴 하겠지만 말이다.
(12/20/2007: 그림이 더 많고 몇 줄 안되는데 더듬더듬 읽는다)

어제 교회행사에서 대학부 학생들이 어떤 아이들은 시종일관 영어로만 이야기하고, 어떤 아이들은 한국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는 모습을 보았다. (미국생활의 시간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한국인 부모들 밑에서 자라났을 터인데 한국어가 편한 아이들, 영어가 편한 아이들 이렇게 그룹지어져 따로 노는 느낌이 들었다.

종현이도 갈수록 영어가 편해질테고 읽기, 쓰기에 있어서 한글실력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질텐데, 영어가 아주 유창하면서 한국어도 좀 하는 아이로 자라기 보다는 한국어가 아주 유창하면서 영어도 잘하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한글교육에 더 힘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