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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1인칭이면서 3인칭같은 '필자'를 '나', '우리'로 바꾸자

한국에서는 어제(10/9) 한글날이라고 이와 관련한 포스팅이 많이 문에 띈다. 미국은 오늘이 10월 9일이고 한글날이 대한민국이라는 지리적 영역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면 나도 한글날을 맞이하여 짧은 글 하나 올려야지. (뒷북 포스팅에 대한 변명....^^;;)

한글과 한글날과 관련된 많은 글들이 우리의 잘못된 한글 사용을 비판하고 있는데 나도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필자'라는 단어다. 예전에 대학 다닐 때 (지금도 다니고 있군..) 레포트 쓸 때면 '필자'라는 단어를 자주 쓰면서 뭔가 폼나게 하고 싶은건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쓰곤 했었는데 결국은 '나'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짜집기한 (표절)보고서일 뿐이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필자'와는 헤어지고 지냈는데, 작년부터 블로그 세계에 입문하고부터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때 가끔 '필자'를 만난다. (사실 신문지상의 칼럼에서는 가끔씩 만났던 것 같다. 그런데 내 기억에 강하게 자리하지 못한 것을 보니 그 동안은 별 의미없는 만남이었나 보다. 또 나이드신 어르신들의 글이니 그러려니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고...)

블로그가 젊은이들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많은 젊은 학생들의 글 속에 '필자'를 만나면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반가움이 앞서기보다는 왠지 약간의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1인칭이면서도 3인칭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었을까?  내가 읽는 글의 글쓴이와 '나'와 '너'의 관계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3인칭의 너'를 만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미국에 있다보니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I), 우리(We)면 간단히 표현되는 것을 '필자'라는 어려운 한자어를 사용해가면서 (요즘엔 붓잡고 글쓰는 사람이 없으니까) '나의 주장'을 해야할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나', '우리'라는 표현으로 좀 더 가까운 느낌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