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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생활 이야기/베델한인교회

아내를 '베델동산'에 보내고..

"아이들 보는 것은 내가 더 잘 하니까 걱정말고 다녀와."

지난 64차 베델동산에 올라가는 아내에게 했던 말이다. 아내가 주은이를 낳고 산후조리 한다며 LA 가 있는 1주일 동안 종현이를 돌 본 경험도 있고, 실제로 아이들 잘 본다고 소문이 난 터라 48시간이 채 되지 않는 2박 3일의 시간이 금방 가겠지 했는데 막상 아내가 없으니 가사일과 더불어 어린 아이들을 돌봤던 아내의 손길이 그립고 고맙게 느껴졌다. 워낙 부엌일을 잘 못하는 편이라 당장 아이들 먹을 것 챙겨주는 일도 큰 일이었다. 금요일 저녁식사는 성가대 연습시간에 해결할 수 있지만 토요일이 문제였다. 나름대로는 토요일 아침은 팬케익, 점심은 햄버거, 저녁은 피자로 메뉴를 계획했었다.

그런데 이 메뉴중 한 가지도 실현되지 못했다. 아이들 핑계로 토요 새벽성가대도 빠지고 새벽예배도 빠지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일찍 눈을 뜨게 되었다. 일찍 일어난 김에 베델동산에 올라가 있는 아내를 위해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데리고 새벽예배를 참석했다. 덕분에 새벽 예배를 마치고는 새벽성가대 연습시간에 아침을 해결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같은 셀 식구 중 스시식당을 하시는 윤대호 집사님한테서 식사는 어떻게 하고 있냐고 전화가 왔다. 햄버거 사먹겠다는 계획을 수정해서 이왕이면  윤집사님 식당가서 사먹자고 애들을 데리고 갔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일때문에 베델동산도 못 올라가는데 그냥 봉사한 셈 치겠다며 극구 사양하신다. 저녁에는 또 셀 목자이신 김병주 집사님 댁에서 목사님 심방을 받느라 식사 준비하면서 조금 더 했으니 아이들 데리고 오라는 전화가 왔다. 이렇게 해서 나의 계획된 메뉴는 실현되지 못하고 오히려 감사하게도 섬김을 받게 되었다. 

베델동산을 통해 많은 섬김을 받았을 참가자들도 큰 은혜를 받겠지만 잠시동안 아내와, 엄마와 헤어진 남편들과 아이들에게도 하나님은 '공평하게' 은혜를 주시는 것 같다.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 아내의, 엄마의  고마움을 느끼게 해 주시고, 기도하게 해 주시고, 먹여주시며, 섬김의 손길을 받으며 언젠가는 그 섬김에 함께 하고픈 소망까지 품게 해주시는 하나님.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이번에 있을 베델동산에도 많은 분들이 세상 걱정 "내려놓고" 빈 손으로 올라갔다가 큰 은혜의 보따리를 받아 가지고 오시길, 또 남은 가족들에게도 하나님께서 직접 먹이시고 재우시며 공평한 은혜를 주시길 기도한다.

- 관련링크: 베델한인교회의 베델동산 소개